노인-여성가장 급증… 빈곤층 는다

  • 입력 2004년 5월 16일 20시 14분


여성 및 노인 가장 가구가 늘어나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돼 1990년대 후반부터 빈곤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구인회(具仁會) 교수는 ‘한국의 빈곤-왜 감소하지 않는가-1990년대 이후 빈곤 추이의 분석’이란 논문에서 급속한 노인 인구의 증가, 이혼 등을 통한 여성 가장 가구(여성가구주 가구)의 증가 등 인구학적인 변화가 빈곤층이 늘어나는 구조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16일 공개된 이 논문은 전국 2만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1991년, 1996년, 2000년에 각각 실시한 가구소비실태조사 자료로 빈곤율 변화 추이를 조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여성가구주 가구의 비율은 1980년 15.1%, 1990년 15.7%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90년대 중반부터 급증해 2000년 18.5%로 늘었다. 60세 이상 노인가구주 가구 역시 1990년 14.1%에서 2000년 19.4%로 크게 늘었다.

90년대 전체 가구의 절대빈곤율은 16.3%(91년)에서 3.8%(96년)로 크게 줄었으나 2000년 7.9%로 큰 폭으로 늘었고 상대빈곤율도 91년 5.0%에서 96년 4.6%로 약간 줄었으나 2000년 8.1%로 크게 늘었다.

구 교수는 2000년 정부가 공표한 가구 규모별 최저 생계비를 벌지 못하면 절대빈곤 가구, 소득이 중위권의 40%에 못 미치면 상대빈곤 가구로 분류했다.

2000년 여성가구주 가구와 노인가구주 가구의 빈곤율은 전체 가구 빈곤율의 각각 1.5배, 4배 이상이었다.

구 교수는 “90년대 후반 소득 불평등이 악화되고 빈곤한 취약 가구가 늘어나는 인구학적 변화가 일어나 빈곤율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족 해체와 노인가구주 가구의 증가 등 인구학적 변화가 앞으로 급속히 일어날 것”이라며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빈곤율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