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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3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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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학살 대상자들의 은신처를 방송하며 인종학살에 앞장섰던 르완다의 언론이 최근 재평가를 받고 있다. 주역은 르완다 최대 신문인 우무세소.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요즘 우무세소 기자들은 정부 비리나 대통령의 절대 권력에 도전하는 기사 때문에 하루가 멀다 하고 체포되고 있다. 르완다 유일의 독립언론으로 평가받는 이 신문은 3년 동안 편집국장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 반정부적 보도가 나간 뒤 살해 협박에 시달리다 외국으로 망명했거나 구속됐기 때문.이 신문이 결정적으로 정부의 눈 밖에 난 것은 지난해 치러진 대선 때였다.
1994년 100만명 이상이 희생된 후투족과 투치족의 종족분쟁 이후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실시된 선거에서 투치족 출신 폴 카가메 현직 대통령이 95.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후 카가메 정권은 선거과정에서 비우호적 보도를 한 우무세소를 ‘반정부적’ 성향으로 낙인찍었다. 분열을 조장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우무세소는 정부의 탄압 때문에 국내에서는 인쇄를 할 수 없다. 이웃 우간다에서 매일 신문을 찍어 국경을 넘는다. 국경 심사에서 정부의 맘에 들지 않는 기사가 하나라도 눈에 띄면 그날 신문은 폐기 처분된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정부 입장에서는 과거 인종학살을 선동했던 언론에 대한 경계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문제는 탄압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느냐”라고 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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