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인테리어]‘산소같은 인테리어’ 서울 리빙 디자인페어

  • 입력 2004년 4월 1일 16시 58분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에서 세계적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선보인 ‘LG 자이 퓨처 하우스’. 이 미래형 주거 공간에는 테크놀로지와 미학이 혼합돼 있다.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에서 세계적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선보인 ‘LG 자이 퓨처 하우스’. 이 미래형 주거 공간에는 테크놀로지와 미학이 혼합돼 있다.

《디지털, 인간, 자연은 어떻게 만나 소통할 수 있는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디자인하우스 주최로 열린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 국내외 200여개 업체가 참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인테리어 박람회에서는 ‘웰빙’과 ‘디지털’이라는 두 가지 화두가 집중 조명됐다.

원목 그대로의 색감을 살린 가구, 인체 유해 성분이 없는 친환경 접착제, 자연 소재 패브릭, 유기농 식품으로 꾸민 테이블 세팅 등 거의 모든 인테리어 업체들이 자연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것.

또 전자업체 소니가 제안한 ‘소니 마인드 스페이스’, 미국 뉴욕의 세계적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LG 자이 퓨처 하우스’ 등 특별 전시 코너에서는 디지털 홈네트워크를 통한 친환경주의 인테리어가 주목을 끌었다.

이 밖에도 어린이와 강아지 전용 가구가 부쩍 늘었으며, 개성 넘치는 제품 디자이너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자연으로 돌아가라”

㈜까사미아는 이번 박람회 기간에 자연주의 디스플레이로 호평을 얻었다.

덩치가 큰 가구에서부터 작은 소품에 이르기까지 ‘많이 보여주기’ 방식을 과감히 내던지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개념의 소수 원목 가구만을 시원하게 전시해 방문객의 ‘느린 관람’을 이끌어 냈던 것.

이 밖에도 제주 고목만을 재료로 사용하는 소담, 전통 가구의 현대식 변화를 시도하는 예나무, ㈜씨사이 등 가구 업체와 원목 마루 업체 ㈜이건리빙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풀무원은 ‘자연을 닮은 와인 타임’이라는 주제로 파머산 치즈를 묻혀 튀긴 두부, 살라미 소시지와 말린 토마토 등의 식단을 테이블 세팅했다. 마시고 난 샴페인 병을 촛대로 재활용했으며, 테이블 매트는 짚을 꼬아 만들었다.

○‘디지털 웰빙’ 접목

전자업체 소니의 ‘소니 마인드 스페이스’. 디지털 가전은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디지털 웰빙 개념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 아트 디렉터 김치호씨가 작업한 ‘소니 마인드 스페이스’와 라시드씨의 ‘LG 자이 퓨처 하우스’는 디지털 가전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는 ‘디지털 웰빙’ 개념을 표방한다.

외관과 스탠드를 투명한 유리 소재로 택해 마치 화면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소니의 플로팅 디자인 텔레비전은 거실을 근사한 갤러리처럼 보이게 한다. 이 공간에서 텔레비전은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문화 코드인 셈이다.

라시드씨는 거실, 식당, 침실을 각각 마음, 몸, 정신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지향하는 거실에는 벽걸이 프로젝션 텔레비전과 함께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키우는 생명 공학 화초를 두었다.

주방의 모든 식품은 바코드로 표시해 저장 기간을 관리하고, 침실의 유일한 가구인 침대에는 비디오 프로젝션을 빌트인했다.

○‘틀’로부터의 자유

한샘 키즈와 리틀 전망 좋은 방은 어린이 의자, 칠판 달린 옷장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동심과 상상력을 가구에 담았다. 친환경 애견 가구 업체 와프 스타일은 개 주인과 개가 함께 독서하고 휴식할 수 있는 소파를 선보였다.

최근 인테리어 업계는 독창적인 감각의 디자이너들이 획일화된 기업 스타일을 넘어서 자유로운 사고를 통해 특이한 소재와 스타일을 쏟아내는 것이 특징.

한국 전통 목기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결합한 공예품을 제작하는 라쉐즈의 홍현주 대표, 일상 소품에 디자인을 불어 넣는 이노 디자인의 김영세씨, 도자기 작품을 내놓는 고덕우씨 등이 있다.

웰빙 트렌드 시대에 아시아 스타일, 원목 소재 가구라 해서 무조건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인테리어가 라이프스타일에 주는 한계 효용을 꼼꼼이 따지고 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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