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주일의 키워드]탄핵정국에 쏠린 민심

  • 입력 2004년 3월 18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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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온라인의 이슈는 간명하다. ‘탄핵’이다. 상위 10개의 검색어 중 9개가 탄핵 관련 키워드다.

‘대통령 탄핵’의 충격파는 먼저 온라인 공간에서 터져 나왔다. 12일 정오를 전후해 국회의 탄핵안 처리과정을 TV로 지켜봤거나 놓친 국민들은 온라인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폭주하는 방문자들로 온라인신문과 포털 사이트들은 서버가 다운되거나 장애를 겪었을 정도. 미디어다음의 12일 페이지 뷰는 평소보다 두 배가량 많은 6100만건에 달했다. 또 주요 게시판의 게시글과 조회수가 평균 10배가량 급증했다. 탄핵에 대한 찬반을 묻는 즉석투표에는 20만 명이 넘게 참여하기도 했다.

검색어 1위는 ‘탄핵’. 단어의 뜻을 찾는 이도 많았다. 어느 토론게시판에서는 “초등학생 딸이 ‘엄마 탄핵이 뭔데 이 난리야’하고 묻는데 해 줄 말은 없고 가슴만 아팠다”는 한 주부의 토로도 있었다.

2위 유시민과 5위 전여옥, 10위 박상희는 모두 TV 토론에서 인상적 발언을 남긴 탄핵정국의 어록 스타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이 “그래도 국회의원은 미친× 소린 안 듣지 않습니까”라고 말하자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서슴없이 “들어요”라고 대답해 일침을 가했다. 또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이 탄핵에 관한 의견을 말하자 유 의원은 “우리가 국회에서 이런 수준의 대화를 합니다”라고 받아치고, “국민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제발 국회에 보수든 진보든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보내달라는 겁니다”라고 호소한 대목도 화제다.

검색순위 Top 10
순위검색어
1탄핵
2유시민
3한예슬
4촛불집회
5전여옥
6노무현
7강풀
8박관용
9투표부대
10박상희

독설가로 이름을 날리다 한나라당 대변인이 된 전여옥씨는 TV토론에서 유시민 의원과 언쟁을 하던 도중 “미숙아(노무현 대통령을 지칭)는 인큐베이터에서 키운 뒤에 나와야 제대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 박상희 의원은 “국회 통과된 법률을 잘 알지도 못하는 국민들이 알 필요가 없습니다”란 말로 비난을 받았다. 순위에 오르진 못했지만 토론 진행자 손석희 아나운서의 촌철살인 어록도 인터넷에서 인기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이 탄핵과 관련해 “이건 총선을 앞두고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노 대통령의 정략입니다. 탄핵을 기다리며 버티기하고 있었던 거지요”라고 말하자 손씨는 “알면서 왜 하셨습니까?”라고 되물어 상대방을 당황시켰다.

인터넷 만화작가 강풀은 탄핵정국을 비판한 만화 ‘두고 봐!!!’로 네티즌들의 호응 속에 ‘펌질’이 이어지고 있는 중. 온라인에서 격렬한 감정을 토로하거나 논쟁을 벌이는 외에 ‘촛불집회’를 검색하거나 카페를 찾아 광장으로 뛰쳐나가자고 호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9위 ‘투표부대’는 솔로부대, 커플부대에 이어 탄핵정국에 걸맞게 탄생한 트렌드성 키워드.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표현한 투표부대 포스터들은 솔로부대 때와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소련군의 선전포스터 등에 이미지를 합성, 코믹하면서도 비장한 분위기로 만들어진 게 다수다. 이밖에 탄핵정국의 당사자인 노무현 대통령은 6위, 탄핵가결을 선포하며 조연을 담당한 박관용 국회의장은 8위에 올랐다.

유일하게 ‘탄핵 키워드’가 아닌 한예슬은 모델 겸 탤런트로 최근 방송 연예정보 프로그램에 성유리의 후임 진행자로 출연하며 인기 급상승 중이다.

김경달 다음커뮤니케이션 뉴미디어랩 미디어연구실장 kdkim@daum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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