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말 기독교 항일운동 ‘시온산 제국’ 사건 전모기록 공개

  • 입력 2004년 2월 27일 17시 53분


코멘트
일제 탄압이 극심하던 1945년 5월 기독교 계통의 종교단체가 일으켰던 항일운동 ‘시온산 제국’ 사건의 전모를 기록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의 비밀문서가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만열·李萬烈)에 의해 처음 공개됐다.

4쪽 분량의 이 문서에는 일제의 붕괴와 연합군의 승리를 확신한 ‘시온산 제국’이 한반도의 독립을 선언하고 장관, 군사령관, 일본 총독(주일본 조선총독) 등 약 600명의 관리를 임명한 뒤 연합군 상륙을 환영하는 준비를 도모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문서는 1945년 6월 11일 미국 전쟁성 산하 통신보안국(SSA)이 조선총독부에서 도쿄의 경찰 총수에게 보낸 첩보내용을 포착해 정리한 것으로 국사편찬위원회가 2001년부터 5년 계획으로 추진 중인 해외소재 한국사 자료 수집 과정에서 입수됐다.

김득중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는 “‘시온산 제국’ 사건은 기독교계에서 일부 알려져 있었으나 문서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독립운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던 일제강점기 말 전시체제에서 일어난 항일운동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945년 4월 29일 ‘함흥형무소 폭동 사건’에 관한 SSA의 비밀문서도 공개했다. 이 사건은 함흥형무소 죄수 1000여명이 간수를 살해하고 조선의 독립을 외치다 진압된 것이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