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유행벗고 개성을 즐긴다

  • 입력 2004년 1월 8일 16시 35분


구치, 발리
구치, 발리
《커다란 팔레트에 수십가지 물감들을 짜놓은 것처럼 화려한 컬러들이 서로 유행을 다투는 시대. 패션 트렌드를 만드는 사람들은 올봄 패션의 키워드는 ‘색상’이라고 말한다. 자연의 모든 색상과 인공적인 네온색 금색 은색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밝고 선명한 색상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예측. 코디네이션 포인트로 사용하는 구두, 가방도 마찬가지다. 대체로 의상과 같은 디자인과 소재로 콘셉트를 통일하고 여기에 보석, 실크, 꽃 코사지 등의 고급스러운 장식물로 변화를 주는 것이 올봄 멋쟁이의 핵심 노하우다.》

○ 가방의 춘추전국시대

최근 몇 년간 가방의 유행을 주도한 것은 ‘바로 그 가방’이란 뜻의 ‘잇(it)백’이었다. 최신 유행에 따른 ‘단 하나’의 스타일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고급 브랜드들이 대중성과 소장가치를 겸비한 ‘잇백’을 내놓자 ‘잇백’ 구매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구치

그러나 미국의 패션전문잡지 보그는 “2004년 봄에는 ‘잇백’ 붐이 사라졌다”면서 “대신 의상에 맞춰 되도록 많은 가방을 갖추는 것이 유행”이라고 보도했다.

단 하나의 유행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 취향이나 스타일에 맞게 구색을 갖추는 게 새로운 트렌드라는 얘기다. 이른바 ‘가방의 춘추전국시대’다.

그 속에서 패션감각을 결정짓는 것은 화려한 색상. 화려한 단색으로 돼 있거나 한 가방에 여러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스타일이 강세다.

세린느

크기도 왕진가방을 연상케 해 ‘닥터스 백’으로 불리는 직사각형 가방, 크고 주머니가 많이 달린 ‘위크엔드 백’, 이브닝드레스에 어울리는 ‘클러치 백’ 등 다양하다.

색상과 함께 고급스러운 소재 또는 장식물로 패션을 차별화하는 전략도 도전해볼 만하다.

프라다는 핸드백의 잠금장치로 타이거스아이, 옥, 석영 등 준보석을 사용해 화려함을 더했다. 이 브랜드 특유의 나일론 소재 가방에도 골드 체인, 뱀가죽 장식 등을 덧댔다. 구치는 뱀 모양의 금속 장식, 크리스털 등을 사용했고 발리는 꽃잎 모양 장식을 가방 가득 붙여 수공예 느낌을 더했다.

○ 반짝거림과 섹시 하이힐

‘페미닌, 컬러풀, 하이힐.’

디오르, 샤넬

이탈리아 구두 멀티숍 ‘리치오 안나’의 유현정 사장이 꼽은 2004년 봄, 여름 구두 트렌드다. 그는 지난해 9월 세계 최대의 구두 박람회인 독일 ‘뒤셀도르프 GDS’와 이탈리아 밀라노의 ‘미캄 슈 이벤트’에서 올해 봄 여름 트렌드를 조사하고 왔다. 구두 표면에 의상에 사용하는 고급 실크 소재를 씌운다든지 꽃무늬, 반복적인 점무늬, 스트라이프를 강조하는 등 여성스러운 디자인이 주종. 특히 발등 부분에 크리스털, 큐빅처럼 반짝거리는 장식을 단 화려한 디자인이 많다.

굽은 높을수록 각광받는다. 날씬하고 뾰족한 뒷굽이 특징인 ‘스틸레토 힐’과 함께 일본 여성들이 즐겨 신는 통굽 스타일을 보다 늘씬하게 만든 디자인이 인기를 끌 전망.

세린느는 이런 트렌드를 가장 충실히 반영한 브랜드 중 하나다. 빛나는 금색 가죽 스틸레토 힐 위에 실크 소재의 핑크색 난(蘭) 꽃잎 모양 장식물 또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크리스털 장식을 단 날렵한 하이힐을 선보였다.

봄 의상에 맞춘 파스텔톤 컬라도 많다.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에서 내세운 셔벗 색상의 정장 구두 ‘과일바구니 메시’가 대표적인 예. 달콤한 색상에 여러 가닥의 얇은 가죽을 교차시킨 디자인으로 발등의 살을 살짝살짝 보여주는 ‘메시’ 디자인이 돋보인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