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소프라노 박미혜씨 프라하 신년음악회 협연 갈채

  • 입력 2004년 1월 2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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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체코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 소프라노 박미혜씨(왼쪽). 프라하=유윤종기자
1일 체코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 소프라노 박미혜씨(왼쪽). 프라하=유윤종기자
1일 오후 3시반(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의 124년 역사를 자랑하는 연주회장 ‘루돌피눔’에서는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가 열렸다. 프라하 신년음악회는 1996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연례행사. 올해는 특히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협찬으로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신년음악회에서 유일한 협연자였던 소프라노 박미혜씨(43·서울대 교수)가 맑고 깨끗한 노랫결로 프라하의 신년을 밝혔다. 박씨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중 2막 ‘탄식의 아리아’, 드보르자크 오페라 ‘루살카’(물의 요정) 중 ‘달의 노래’ 등 두 곡의 오페라 아리아를 불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19세기 말 민족음악을 선도한 나라로서 체코인들의 자부심은 유별나다. 그런 만큼 체코인들에게 친숙한 두 노래를 선택한 박씨의 도전은 일종의 모험과도 같았다. 체코 음악팬들에게 ‘달의 노래’는 자장가처럼 익숙한 노래인 데다 빈에서 활동했던 모차르트가 프라하에 찾아와 초연했던 ‘돈 조반니’에 대해서도 체코인들은 ‘우리 레퍼토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

박씨는 이날 퍼짐이 없는 특유의 또렷한 공명과 청순한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까다롭다고 알려진 프라하의 음악팬들도 큰 갈채로 그를 다시 무대로 불러냈다.

이날 박씨와의 협연곡 외에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 하이라이트, 요한 슈트라우스 ‘황제 왈츠’ 등을 연주한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결성된 지 9년밖에 안 된 젊은 악단. 하지만 튼튼한 현의 합주력을 바탕으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프라하 방송교향악단이 다져놓은 체코 악단 ‘명가(名家)’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잘 연마된 금속의 질감처럼 광택이 느껴지는 ‘슬라브 무곡’ 10번의 절묘한 현 합주는 이날 특히 많은 갈채를 받았다.

프라하=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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