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잠 안자고 영화보기’… “ 5초이상 눈 감았었죠”

입력 2003-12-16 18:31수정 2009-10-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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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 서울 충무로 스카라극장에서 개막한 ‘잠안자고 영화보기’ 행사에서 캠코더를 든 진행요원이 참가자들을 촬영하며 잠들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전영한기자
62시간 17분. 곧 발간될 기네스북 2004년판에 소개된 ‘잠 안 자고 영화보기’ 세계 최고 기록이다.

이 분야의 신기록을 세우기 위한 ‘도전! 잠 안 자고 영화보기’ 행사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스카라극장에서 개막됐다. 케이블 영화전문채널 시네마TV 주최. 인터넷으로 신청한 1만2867명 중 250명의 일반참가자가 선정됐는데 이중 187명이 참가했다.

초청인사로는 봉준호 감독(‘살인의 추억’)과 장준환 감독(‘지구를 지켜라’) 등이 참가했다. 봉 감독은 인사말에서 “내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보다가 100명 정도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참가자들 중 백발의 이부동씨(57·건설업·호주 시드니 거주)는 “여기 참가하려고 시드니에서 4일 전에 왔다”며 “영화에 몰두하다 보면 30시간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휴식시간 마다 기 체조를 하며 피로를 풀었다. 여성 참가자인 김모씨(28·서울 송파구 잠실동)는 “재취업에 실패하고 애인과도 틀어지고, 집에 붙어있기 불편해서 신청했다”며 “너무 오래 자면 오히려 졸릴까봐 일요일은 덜 자면서 컨디션 조절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7시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상영으로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진행요원들은 캠코더를 들고 객석을 오가며 조는 사람이 있는지 촬영했다. 휴식시간은 영화 한 편 끝날 때마다 5분, 세 편이 끝난 뒤엔 15분. 영화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참가자들은 화장실로 우르르 달려간다. 다음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돌아오지 못하면 자동 탈락된다.

첫 영화가 끝나자 ‘힘들 것 같다’며 두 명이 스스로 포기한 것을 시작으로, 16일 오후 8시 현재 총 119명이 탈락했다. 이 시간까지 상영된 13편 중 16일 오후 6시 20분경 상영된 ‘내 마음의 풍금’에서 가장 많은 17명의 탈락자가 나왔다.

졸다가 걸린 첫 탈락자는 오후 10시10분경 두 번째 상영작인 ‘선물’에서 나왔다. 시네마TV 김지용 편성전략팀장은 “이의를 제기한 탈락자도 자신이 5초 이상 눈 감고 있던 녹화 테이프를 보여주면 수긍한다”며 “한 참가자는 5초에서 13프레임(1초당 30프레임)이 모자라 아슬아슬하게 구제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참가자가 남아있을 때까지 계속되며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선 18일 오전 9시 47분을 넘겨야 한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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