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피플]해양 블록버스터 '마스터 앤 커맨더' 러셀 크로

  • 입력 2003년 10월 28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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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20세기 폭스사
사진제공 20세기 폭스사
‘글래디에이터(검투사)가 바다로 나왔다.’ (미국 ‘USA투데이’지)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세계적 스타가 된 러셀 크로(39·사진)가 이번엔 ‘바다의 전사’가 됐다.

그는 20세기폭스사의 해양 블록버스터인 ‘마스터 앤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에서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닌 잭 오브리 함장으로 등장한다. 19세기 초 해상 전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그는 선원 197명의 운명을 손에 쥔 채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외치는 불굴의 전사로 열연한다.

제작비 1억3500만 달러(1620억원)를 들인 이 영화의 감독은 ‘죽은 시인의 사회’ 등으로 아카데미상에서 세 차례나 후보에 올랐던 피터 위어가 맡았다. 한국 개봉은 11월28일.

이 영화의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크로, 위어 감독, 함장의 친구 스테픈 마투린 역을 맡은 폴 베터니 등이 미국 산타모니카의 셔터스 온 더 비치 호텔에서 한국과 호주 등 각국에서 온 기자들을 만났다. 검은 옷차림으로 회견장에 들어온 크로는 특유의 눈웃음을 지어가며 굵고 조용한 저음으로 말했다.

―영화는 함장의 리더십을 묘사하고 있다. 훌륭한 함장(리더십)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균형과 책임감이다. 함장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때로는 정복자같이, 때로는 아버지같이 선원들을 리드한다. 이는 19세기 함장의 조건이지만 지금도 그 조건은 같을 것이다.”

크로는 함장 역할에 대해 매우 만족해했다. 그는 “세트장에서 ‘함장님’이라는 인사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들었다”며 “제복을 벗고 나서도 그 인사를 포기하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거수경례를 했다.)

위어 감독도 “그는 굉장한 배우이자 타고난 함장이었다. 단호함과 따뜻한 유머 등 훌륭한 리더의 캐릭터를 타고난 듯했다”고 평했다.

―19세기 초 해군의 생활이 매우 사실적이다. 어떤 고증을 거쳤나.

“우리는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 찍듯 만들었다. 당시의 영어발음, 교전 수칙과 전술, 명령은 물론 거센 파도에 요동치는 배의 움직임까지 실제와 똑같다. 제작진은 19세기의 얼굴을 가진 사람들을 찾기 위해 7000명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하기도 했다.”

위어 감독도 “‘모비딕’ 등 해양 영화를 여러 편 봤지만 막상 내가 만들자니 ‘악몽’을 꾼 듯했다”며 파도의 움직임에 대한 세밀한 표현 등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아내(대니얼 스펜서·32)가 첫 아이를 낳는데….

“아내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배우들의 ‘집시 생활’을 이해한다. 다음 영화 ‘신데렐라 맨’(론 하워드 감독)의 크랭크인도 아내의 출산 때문에 내년으로 미뤘다.”

산타모니카(미 캘리포니아)=허 엽기자 heo@donga.com

●줄거리

1805년 4월 유럽은 나폴레옹 전쟁에 휩싸인다. 남미 해안에 주둔 중인 영국 전함 서프라이즈 호의 잭 오브리 함장은 프랑스에 충성하는 민간무장선(Privateer) 아케론 호를 침몰 혹은 나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아케론 호가 영국 배들을 약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프라이즈 호는 첫 전투에서 아케론에 대패하지만 오브리는 선원들을 독려해가며 추적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이 영화는 선장의 단호한 결단과 온화한 이면, 남자들의 우정 등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배 안의 작은 인간사회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갈라파고스 군도의 진기한 동물, 특수효과로 선보인 해양 스펙터클 등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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