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인테리어]"오리엔탈 분위기로 편안하게"

  • 입력 2003년 9월 4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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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센터빌딩 내 중국음식점 '싱카이'의 내부. 중국 상하이에서 들여온 중국 문양의 문살로 한쪽 벽면을 꾸며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긴다.

서울파이낸스센터빌딩 내 중국음식점 '싱카이'의 내부. 중국 상하이에서 들여온 중국 문양의 문살로 한쪽 벽면을 꾸며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긴다.

《빈 공간이 화장기 없는 맨 얼굴이라면 인테리어 디자인은 그 공간을 꾸미는 메이크업이다. 사람마다 화장법과 표정이 다르듯이

인테리어에도 그 공간을 디자인한 이들의 고유한 경험과 취향, 작품 세계가 녹아 있기 마련이다.

위크엔드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을 만나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를 들어보고 독자들에게 새로운 인테리어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 회는 최근 모던한 오리엔탈 식당들을 디자인하고 있는 민경식건축연구소 민경식 소장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오리엔탈 누들바 ‘호면당’, 태국 음식점 ‘파크’, 한식당 ‘쁘띠 시즌스’,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빌딩 내 중국 음식점 ‘싱카이’, 일본 음식점 ‘이끼이끼’, 오리엔탈 바 ‘뭄바’, 역삼동 스타타워 내 인도 음식점 ‘강가’….

민경식건축연구소 민경식 소장(46)이 인테리어 디자인한 이 식당들은 요즘 서울에서 트렌디한 공간으로 회자된다. 음식 맛뿐 아니라 장소의 분위기가 식당을 고르는 조건이 되는 오감(五感)의 시대.

지난달 28일 역삼동 ‘강가’에서 그를 만났다. 붉은색과 푸른색 실크 소재의 인도 사리들을 패치워크한 벽걸이들이 금색 할로겐 램프 빛을 받아 번쩍였다.

―주로 오리엔탈 식당의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것 같다.

“식공간 디자인이야말로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일이다. 문화의 독창성을 모던하게 풀어내고 싶다. 강가를 디자인할 때는 무조건 인도로 떠나 박물관과 앤티크숍부터 갔다. 그곳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인도 재래시장에서 테이블과 촛대 등 소품들을 구입해 배로 운송했다. 사리 벽걸이는 시장에서 4만∼5만원에 산 것이다.”

(그가 디자인한 호면당에는 중국 문양의 나무 창살과 문살이 훌륭한 벽걸이로 변신해 있다. 또 싱카이의 테이블은 중국 상하이에서 구입한 중국인들의 마작 테이블이다.)

―강가의 한쪽 벽면은 온통 붉은색으로, 다른 쪽 벽면은 푸른색으로 다르게 장식한 것이 눈에 띈다.

“색상의 콘트라스트(대비)를 좋아한다. 나의 음식 취향과도 통한다. 강한 허브향을 사용한 이국적 음식이나 아무런 양념 없이 그릴에 구운 연어 같은 것을 즐긴다.”

(오리엔탈 바 뭄바는 보라색, 빨간색 등 강렬한 색상의 쿠션이 흑갈색 나무바닥에 악센트를 준다.)

―디자인한 공간 중 형광등 조명이 보이지 않는다.

“형광등은 그 느낌이 너무 차갑지 않은가. 백열등이나 촛불로 사람 사이의 따뜻한 교감을 추구한다. 할로겐 램프를 나지막한 높이로 설치하면 아늑하다. 조명을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업라이팅’ 기법을 통해 신비로움을 연출한다.”

―호면당, 강가, 이끼이끼 등에서 철사를 그물처럼 꼬아 만든 벽면 또는 기둥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메탈 와이어 메시(metal wire mesh)라는 소재이다. 철사 뒷면에 거울을 대면 빛의 반사작용을 통해 공간감이 은근하고 환상스럽게 확장된다. 거울을 벽면에 그대로 달면 식사하는 사람들이 민망할 수 있다. 전통을 표현하기 위해 금속을 일부러 녹슬게 하거나 오래된 빈티지 벽돌을 사용한다. 서울파이낸스센터빌딩 식당가의 인테리어를 위해 1970년대 생산된 중고 벽돌 100만장을 전국에서 수집했다.”

(지난달 27일 민 소장의 리노베이션 후 재오픈한 ‘피자헛 대학로점’에도 빨간색 메탈 와이어 메시가 사용돼 현대적 분위기가 물씬느껴졌다. 한국 피자헛㈜이 파일럿 테스트로 인테리어한 이 곳은 민 소장의 제안에 따라 상하이 파스타 등 오리엔탈 메뉴를 대거 신설했다.)

―라이프 스타일을 듣고 싶다. 당신은 지금 칼라가 넓은 격자무늬 와이셔츠, 물방울 무늬의 카키색 양말, 편안해 보이는 신발 등을 착용하고 있다.

“와이셔츠는 이탈리아의 한 상점에서 산 것이고, 신발은 편안함을 주는 ‘토즈(Tod's)’ 브랜드 것이다. 등산과 여행을 즐기기 때문에 오프로드에 강한 ‘랜드로버’를 운전한다. 사람들이 안락하고 여유롭게 어울리는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내 디자인의 목표이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민경식 소장의 가을 홈 인테리어 제안▼

빨간색, 보라색, 금색 등 안이 들여다보이는 소재인 시폰을 여러 장 구입해 식탁 유리 밑에 겹쳐 깔면 럭셔리한 식탁보가 된다.

국화 등 가을꽃을 나무 화병에 꽂거나 벽에 걸거나 물 위에 띄우는 것만으로도 한껏 가을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소파와 쿠션 커버, 식탁보 등 패브릭을 바꾸는 것이 가장 손쉬운 인테리어 방법이다. 오리엔탈 풍의 천 또는 천연소재의 울이나 면을 구입해 올이 풀리도록 재단가위로 자르거나 매듭을 꼬아본다. 혹은 손으로 구겨도 좋다.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장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헌책방에서 파는 인테리어 서적을 참고하면 인테리어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종로 세운상가나 청계천은 인테리어 소재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보고(寶庫)다.

▼민경식 소장 약력▼

○민경식 소장

서울대 조경학과 졸업

공간종합건축사무소 소장

민경식건축연구소 소장

○주요 작품

인테리어:

호면당, 파크, 쁘띠 시즌스, 싱카이,

이끼이끼, 뭄바, 강가

건축:

서울파이낸스센터빌딩 마스터플랜,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전주월드컵 축구전용경기장 마스터플랜,

프라임타워(구 아시아나항공 빌딩)

리노베이션, 도윤희 스튜디오 신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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