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안경 다 모였네” 서울대의대박물관서 특별展

  • 입력 2003년 7월 21일 18시 58분


고 김철 박사가 수집한 70여점의 옛 안경이 전시된 서울대 의학박물관에서 김 박사의 부인 김미자씨(오른쪽)가 관람객들과 함께 전시품을 구경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고 김철 박사가 수집한 70여점의 옛 안경이 전시된 서울대 의학박물관에서 김 박사의 부인 김미자씨(오른쪽)가 관람객들과 함께 전시품을 구경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진기한 옛날 안경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1일 ‘안과 의사가 모은 우리 옛 안경’ 특별전이 시작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학박물관 제4전시실.

출품된 안경은 150∼200년 전 상류층이 썼던 것들이 대부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를 지냈던 고 김철(金哲) 박사가 생전에 수집한 것들이다. 김 박사의 부인 김미자(金美子·63)씨가 최근 이 안경들을 박물관에 기증했다.

장면(張勉) 전 총리와 장발(張勃) 전 서울대 미대학장의 외조카인 김 박사는 1964년 하버드 의대를 졸업하고 부속병원인 매사추세츠 안과 및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에서 교수 겸 안과의로 근무했다. 80년대 중반에 백내장과 녹내장 동시 수술법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등 안과의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다 2001년 위암으로 타계했다. 부인 김씨는 “남편은 비록 육신은 미국 땅에 묻혔지만 한국인이란 사실을 평생 자랑스러워했다”며 “그동안 모아온 소장품을 서울대가 영구 보관해주는 것이 그분의 뜻”이라고 말했다.전시품 중 눈에 띄는 것은 ‘실다리 안경’. 중앙 부분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으며 다리 대신 실로 귀에 고정하도록 만들어졌다. 안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중앙 부분에 망건까지 달았다. 테가 거북 등껍질, 소뿔, 상어껍질로 된 안경과 각종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된 안경집, 각종 안과 관련 의료기구 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회는 10월 18일까지 열린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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