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은 깊어지고 지연은 얕아진다

입력 2003-06-18 16:53수정 2009-09-2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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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대표적 '연고(緣故)'로 지적돼 온 학연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는 반면 지연은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사회학회(회장 김성국)는 17∼19일 제주대 서귀포연수원에서 '우리에게 연고는 과연 무엇인가:한국의 집단주의와 네트워크'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세대 김용학 교수는 '한국사회의 학연:사회적 자본의 창출에서 인적자본의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인터넷의 커뮤니티 사이트의 각 출신학교별 참여빈도를 토대로 학연의 영향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2000년과 2001년 대학별 수능 평균점수를 기초로 상위 10개 대학을 선정한 후, 10대 후반~30대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동문회가 활성화된 다모임(www.damoim.net), 아이러브스쿨(www.iloveschool.co.kr), 프리챌(www.freechal.com)을 대상으로 2003년 4월 첫째 주~둘째 주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선정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상위 10개 대학의 대학별 커뮤니티 수와 커뮤니티 회원 수는 입학성적에 따른 서열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열이 높을수록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또한 김 교수는 출신학교에 따른 엘리트 배출 누적 분포 곡선인 로렌츠 곡선에서도 출신대학 사이에 뚜렷한 불평등이 나타나고, 주요일간지의 부음기사와 인물동정기사 게재 건수도 출신학교 서열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왜 대학 서열과 동문 활동 사이에 뚜렷한 경향성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수능 점수 몇 점 차이에 의해 갈라진 출신대학이 입학 이후의 사회적 연결망이라는 사회적 자본 측면에서 큰 차이로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LA) 유의영 교수는 발표문 '한국의 지역주의:사회 각 분야 지도급 인사 구성에 나타난 지역편중도'에서 사회 각 분야 지도급 인사들의 지역편중도에 대한 조사결과를 밝혔다.

1990~2002년 고위 행정관료(총리, 부총리, 장관, 청장, 처장, 원장, 총장)의 출생지역 편중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남 출신이 노태우 정권 6.20%, 김영삼 정권 16.80%, 김대중 정권 29.90%로 나타났다.

특히 1990~2002년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경찰총장, 국정원장의 출생지역 편중도에 따르면 호남출신은 노태우 정권 0.00%, 김영삼 정권 7.10%, 김대중 정권 52.90%로 급격히 증가한 반면, 영남출신은 63.60%, 78.60%, 17.60%로 급감했다.

노무현 정부의 1급 이상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2003년 현재)에서는 호남권이 15.79~26.61%, 영남권이 31.58~47.37%로 지역편중도가 출신인구비율에 따라 점차 완화돼 감을 볼 수 있다.

유 교수는 공공분야에서는 정권 교체 과정을 거치며 특정지역의 편중현상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정부 외 분야에서는 아직도 구시대적 지역주의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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