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전통의 극단 실험극장이 제144회 정기 공연으로 독일어권 문학의 거장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스위스·1920∼1990)의 ‘황혼녁에 생긴 일’을 선택했다. 현실에 대한 뒤렌마트의 ‘점잖은’ 야유와 조롱이 배어있는 작품이다.
1960년 창단한 극단 실험극장은 ‘에쿠우스’ ‘아일랜드’ ‘신의 아그네스’ 등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들을 무대에 올려왔다. 90년대 들어 한때 존폐의 기로까지 몰렸던 위기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올해에만 4개의 작품을 기획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선 지금까지 기획에 치중했던 극단 대표 이한승씨가 3년만에 무대에 선다. ‘대머리 노신사’ 코르베스를 연기하기 위해 머리까지 깍은 이씨는 “현대 사회에 대해 신랄하면서도 진지한 풍자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살인을 저지르면서 소설을 써온 악마적 성향의 노벨상 수상작가 코르베스와 그의 뒤를 캐온 사립탐정 호퍼가 주인공. 코르베스의 비밀을 알아낸 호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을 테니 돈을 달라”며 접근한다. 코르베스는 어떤 선택을 할까. 6월1일까지 대학로 학전 블루 소극장. 화∼금요일 7시30분. 토요일 4시30분, 7시30분. 일요일 3시, 6시. 8000~1만2000원. 02-766-2124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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