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현대무용가 홍승엽-안은미가 여는 6월 공연 2題

  • 입력 2003년 5월 26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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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엽
《한국 현대무용을 이끌고 있는 무용가 2명이 6월초 나란히 신작을 발표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무용가에서, 현재는 안무가로 변신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홍승엽(댄스 시어터 온 예술감독)은 ‘두 개보다 많은 그림자’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도발적’ 이미지의 무용가 안은미(대구시립무용단장)는 지난 10년간 함께 해왔던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와 함께 ‘안은미와 어어부 프로젝트’ 공연을 갖는다. 독특한 음악과 함께 죽음에 관한 인상을 몸짓으로 꾸며내는 무대다.》

● 신작 ‘두 개보다 많은…’ 존재의 모호성 춤으로

늦봄에 찾은 연습실의 열기는 한여름보다 더 뜨거웠다. 구슬땀을 흘리며 몸을 흔드는 무용수들은 자신도 잊은 채 춤에 몰입해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온 몸으로 전하고 있었다.

홍승엽의 신작 '두 개보다 많은 그림자'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홍승엽(41)이 이끄는 현대 무용단 ‘댄스 씨어터 온’의 신작 ‘두 개보다 많은 그림자’는 그가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존재의 정체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그 중에서도 존재의 다중성과 모호성에 초점을 맞췄다.

홍승엽은 이 작품의 모티브를 그림자에서 찾는다. 여러 각도에서 비추는 조명에 따라 생기는 많은 그림자를 보며 ‘다중인격’의 힌트를 얻었다는 것. 그는 한 가지로는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자아를 찾는 작업을 통해 삶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그는 “춤을 통해 모호한 삶의 모습을 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발표 때 마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충족시킨다’는 평을 들어왔다. 이번 공연도 녹녹치 않은 주제를 ‘재미’로 승화시켰다. 흑백의 모자이크 무대위에 펼쳐지는 고릴라 가면을 쓴 무용수들의 춤에서 유머가 묻어난다.

홍승엽은 안무가 뿐 아니라 무용가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무대에 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나 개인보다 작품과 단원들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변이다. 6월6~7일 6시. LG아트센터. 2만~3만원. 02-2005-0114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 안은미-‘어어부 프로젝트’ 춤과 노래 공동무대

이은미

항상 새로운 열정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온 아방가르드 무용가 안은미(대구시립무용단 단장·40)가 지난 10년간 작업을 같이 해 온 인디밴드 ‘어어부프로젝트’와 함께 이름을 내걸고 공동무대를 마련한다.

이번 무대에선 안은미의 도발적인 무대 뒤에서 그 무대가 ‘안은미’ 다울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온 ‘어어부…’가 무대 전면에 나선다. 공연은 안은미의 ‘Please(플리즈·제발)’ 연작과 ‘어어부…’의 노래 10여 곡으로 구성된다.

‘Please’는 ‘Please kill me(제발 나를 죽여줘)’, ‘Forgive me(나를 용서해 줘)’, ‘Don't cry(울지마)’로 이어지는 안은미의 솔로 춤 세 편. 그는 “차가운 서울의 병약해진 인간들을 그려 내기 위해 밝고 화려했던 그의 이전 무대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Please(제발)’란 희망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부탁을 의미한다.

안은미와 어어부 프로젝트

‘어어부…’는 그들의 독특한 읊조림을 담은 음악과 함께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동서양의 온갖 악기들과 소품들을 활용하는 장영규(작곡·연주)의 전방위적 음악과 설치미술, 퍼포먼스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백현진(작사·보컬)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이 무대가 어떤 모습이 될지는 이들도 알지 못한다. 치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무대 위에서의 즉흥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로 이들의 특기이기 때문이다. 6월5~6일 오후 8시, 7~8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만원. 02-2263-4680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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