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데이' '삼겹살 데이' '오이 데이'…농산물 각종 판촉전

  • 입력 2003년 5월 13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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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데이'(8월18일), '오이·오리 데이'(5월2일), '삼겹살 데이'(3월3일), '배(과일) 데이'(1월1일)….

지방자치단체와 농어민단체 등이 농축산물 소비 감소와 가격 폭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을 돕기 위해 각종 '데이'(day)를 만들어 판촉전에 나서고 있다.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등을 상품화한 외국문화가 청소년들의 소비를 촉진하는데 착안해 만들어진 이들 '데이'는 숫자를 소리나는대로 읽거나 한자음을 숫자로 해석하는 등 의 방법을 사용했다.

전남도는 농도(農道)인 전남 쌀의 소비 확대를 위해 8월18일을 '쌀 데이'로 정했다. 볍씨 파종에서 수확까지 88번의 손이 간다는 의미의 팔(八)자와 쌀의 한자음인 '미(米)'의 가운데 부수인 '십(十)'자를 따서 만든 것.

전남도 농산물판촉과 강대석(姜大晳) 계장은 "한자의 뜻 풀이를 보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쌀 데이 제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5월2일을 '오이 데이'로 제정한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이달 2일 지리산에서 생산자 단체와 함께 홍보활동을 벌였다. 등산객들에게 최상품 오이 5000개를 무료로 나눠주고 오이 동동주, 오이 소박이, 오이 김밥 등 오이 요리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오리 데이'이기도 한 이날 한국오리협회는 서울 노인복지센터에서 노인 2000명에게 오리탕과 훈제 오리고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오리고기 전문 요식업소도 2일부터 8일까지 오리고기를 20~30% 할인 판매했다.

3이 두 번 겹치는 3월3일은 '삼겹살 먹는 날'로 정했다. 한 해 걸러 구제역 홍역을 치른 경기 파주시와 파주 축협이 처음 제정한 이날은 전국 각지에서 삼겹살 판촉 이벤트가 열린다.

경남농협지역본부 관계자는 "지난 3월에 소비자들에게 수출용 돼지고기 부위 1㎏씩을 선물했다"며 "6월6일과 9월9일도 삼겹살 데이로 정해 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데이'는 '나주 배'로 유명한 전남 나주시가 내놓은 아이디어. 새해 첫날을 시작하면서 '배(倍)로 열심히 일하고, 남에게 배(倍)로 베풀고 사랑하며, 배(倍)로 수확하고, 배(梨)처럼 달콤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정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각급 기관 단체에서 신년 시무식이나 모임 때 상대방의 소망을 빌어주며 배 상자를 주고받거나 행사 뒤에 배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시식회 등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민 단체는 아니지만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는 매년 10월24일을 '둘(2)이 사(4)과하는 날'이란 뜻에서 '애플(Apple) 데이'로 정했다. 용서와 화해의 마음을 표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그 징표로 사과를 선물하자는 게 이 운동의 취지. 농협은 지난해 이 운동에 공감해 행사지원과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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