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문화]투란도트 오페라 무료입장료 걸고 글·그림 공모

  • 입력 2003년 4월 22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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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력을 다해 작품을 제출해 봐. 귀찮다고 손놓고 구경하지만 말고. 이미 원하고 있잖아. 투란도트를. 난 봐야만 하는 걸. 상암에 갈 거야 투란도트 볼 거야.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맘으로….”

최근 경기 고양시와 부천시에 있는 한 사설학원(글맥학원)이 ‘내가 투란도트를 봐야 하는 이유는?’를 주제로 중학생반 수강생들의 글과 그림을 공모하는 이색적인 행사를 벌였다. 학원측은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장이머우 연출·5월 8∼11일·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공연감상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한 것.

이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오페라를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수필과 4행시를 쓰거나 색종이와 리본을 이용해 인형을 만들어 오페라의 장면을 만들고, 주인공 투란도트와 칼라프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두 사람의 일기 형식으로 꾸며 제출하는 등 깜찍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이 같은 열띤 반응에 학원측도 놀랐다. 처음에 1200장의 입장권 구입을 계획했던 학원측은 예산을 늘려잡았다. 1억여원을 들여 공연표 1700장(C석 5만원권)을 구입했고 작품이 선발된 학생 1300여명에게 나눠줬다. 나머지 표는 학원 직원과 학부모에게 돌아갔다.

“오랜 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만 보내는 학생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주고 싶었습니다. 어른이 오페라를 보면 즐거움을 느끼겠지만 어린 학생들의 경우 ‘문화교육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죠.” 글맥학원 김철호(金喆鎬·48) 원장은 이번 단체 관람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5월10일 학생들과 함께 공연을 볼 예정이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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