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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1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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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적 성향이 만연한 일본 사회에서 국가의 존재란 있는 듯 없는 듯하다. 현재 미국에서도 부시 대통령과 서민들이 생각하는 국가관은 차이가 있다. 국가와 개인의 관계가 특수한 북한이 나에게는 흥미로운 소재가 된다. 소설가는 다른 점에 주목하는 사람이 아닌가.”
무라카미는 “탈북자들과의 인터뷰는 귀중하고 흥미로운 체험이었다”며 “만난 이들이 다들 지식 수준이 높고 인생에 대해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료를 수집하며 글을 쓰고는 있지만 아직 진행정도는 100분의 1쯤 정도 밖에 안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소설가와 영화감독을 비롯해 공연기획연출자 스포츠리포터 화가 사진작가 세계미식가협회의 임원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온 류는 “소설가로 27년간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없이…’ 외에도 요리를 다룬 ‘달콤한 악마가 내 안에 들어왔다’, 축구소설 ‘악마의 패스’, 경제우화집 ‘할아버지는 산에 돈 벌러 가시고’ 등 다채로운 저술활동을 펼쳐온 전방위 작가.
“일부 독자는 빈번하게 관심이 바뀐다는 점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소설을 쓰는 나의 자세는 언제나 같다. 내 작품의 저변에 놓인 정신, 즉 류의 ‘뼈’는 마이너리티(소수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무라카미 류에게 한국은 낯선 나라가 아니다. 무라카미의 어머니(75)는 마산 부근에서 태어났고, 일제 강점기에 경성사범학교를 나왔다.
“어린 시절, 청소하는 어머니를 방해하면 ‘비켜라’라고 한국말로 말씀하시곤 했다. 5년전 어머니가 경성사범학교의 흔적을 찾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그 자취를 찾을 수 없더라며 섭섭해 하셨다.”
그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한국은 내게 가장 친근한 나라”라고 덧붙였다. 무라카미는 16일 한일축구경기를 관전한 그는 18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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