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老眼…힘떨어진 눈근육 수술교정 아직은…

  • 입력 2003년 3월 3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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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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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은 45세 전후가 되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이땐 신문이나 책 등을 볼 때 돋보기 안경을 사용하게 된다. 원시와 노안이 같이 있는 사람은 돋보기 안경을 두 개 이상 껴야 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최근엔 노안 수술법이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돋보기가 없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의료계에서는 원래 가까운 곳을 잘 못 보는 원시엔 ‘수술’이 도움이 되지만 아직 노안을 원천적으로 교정하는 수술법은 연구 단계라고 보고 있다.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인 김효명(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와 학술이사로 있는 차흥원(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노안은 왜 생기며 최신 수술법과 한계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이모씨(44·회사원)는 양쪽 시력이 1.2로 지극히 정상이다. 최근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던 중 갑자기 글자가 이중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씨는 눈이 피곤해서 그런 줄 알고 지나쳤지만 회사에서도 눈에 힘을 주지 않으면 20㎝ 떨어져 있는 결제 서류의 글씨도 보이지 않았다. 동네 안과의사에게 진단을 받은 그는 노안(老眼) 때문에 생긴 증세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내가 돋보기를 써야할 만큼 늙었구나” 하는 생각에 의기소침해 있다.

노안은 45세 전후가 되면 누구나 찾아온다. 이땐 신문이나 책 등을 볼 때 돋보기 안경을 사용하게 된다. 원시와 노안이 같이 있는 사람은 돋보기 안경을 두 개 이상 껴야되는 불편도 있다. 최근엔 노안 수술법이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돋보기가 없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의료계에서는 원래 가까운 곳을 잘 못 보는 원시엔 ‘수술’이 도움이 되지만 아직 노안을 원천적으로 교정하는 수술법은 연구 단계라고 보고있다.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로 있는 김효명(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와 학술이사로 있는 차흥원(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노안은 왜 생기며 최신 수술법과 한계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노안은 왜 생기나=사람이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와 이를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이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즉 가까운 곳을 볼 때에는 모양체 근육이 수축하면서 수정체가 볼록해져 망막(필름)에 초점을 맺게 된다. 노화가 되면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지거나 모양체 근육의 힘이 약해진다. 이 때문에 수정체 조절이 잘 되지 않아 가까운 사물을 보는 것이 힘들어진다.

노안이 오면 처음에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교대로 볼 때 잘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차츰 신문이나 책 등을 보는 것이 힘들고, 억지로 책이나 신문을 집중해서 보다 보면 눈이 피로해지며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조명이 어둡거나 이른 아침, 몸이 피곤할 때 더욱 심해진다.

▽최신 수술 치료법과 한계=노안을 수술로 교정하는 방법은 △각막의 모양을 변형시키거나 △인공수정체를 이용하거나 △공막(흰자위)에 시술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법은 없다.

수정체의 가장 바깥 부위인 각막의 모양을 변형시키는 방법은 각막 중심부를 ‘엑시머레이저’로 깎는 방법이 있다. 즉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의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갈수록 깍는 모양을 달리해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볼 때의 초점을 다르게 맺게 하는 방법이다. 안경의 다초점 렌즈를 연상하면 된다. 미국에서 초기 개발 단계로 실제로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이른 편.

최근엔 각막 주변에 레이저를 쪼여 각막을 수축시켜 중심부를 볼록하게 만드는 레이저열 각막성형술(LTK)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각막을 돋보기처럼 만드는 방법. 주로 한쪽 눈에만 시술하는 ‘단안시(짝눈) 시술법’이다. 시술한 눈은 가까운 곳을 보게 하고 그러지 않은 눈은 먼 곳을 보게 한다. 수술 비용은 200만~250만원.

원시가 있는 사람이 이 시술을 받으면 교정이 잘 된다. 가장 큰 단점은 시술 뒤 1∼2년이 지나면 대부분 원래의 시력으로 되돌아온다는 것.

LTK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일시적인 원시 교정용’으로 승인이 났지만 ‘노안 교정용’으로는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았다.

CK는 전자파를 각막 주변부에 쪼이는 방법으로 LTK와 마찬가지의 효과를 낸다. CK도 원시교정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노안 교정용은 현재 임상시험 중이다.

‘단안시 시술법’은 두 눈의 시력 차로 인해 두통이 생길 수 있으며 시술 받은 눈의 원거리 시력장애가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백내장이 있는 환자에게 주로 수술하는 ‘인공수정체 이식’은 원래의 수정체를 제거하고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어 주는 것이다. 빛의 대비감도가 떨어져 사물이 뚜렷이 보이지 않거나 밤에 불빛이 퍼져 보일 수 있다.

공막 시술법은 공막을 절개하거나 공막 내에 밴드를 삽입해 모양체와 수정체 사이의 간격을 넓혀 줘 수정체의 조절력을 증가시키는 것. 원칙적으로 유일한 노안 교정 시술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효과가 일정하지 않으며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돋보기 종류와 용도▼

노안이 되면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보는 것에 불편을 느끼므로 돋보기를 주로 사용한다.

노안 초기에는 돋보기 자체가 불편할 수 있으므로 책을 멀리 놓고 본다든지 불을 밝게 하고 생활하는 등 일상 습관의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그것만으로도 불편을 참을 수 없게 되면 돋보기를 착용할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초점 안경’은 가까운 거리에서 작업할 때만 사용이 가능하다. 먼 거리를 볼 때는 안경을 벗어야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썼다 벗었다 하는 불편이 따른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중초점 안경’이 등장했다. 이중초점 렌즈는 노안이 심하지 않은 사람은 사용할 수 없고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만 잘 보이게 만들어져 중간 거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단점이다.

최근엔 다초점 렌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흔히 ‘누진초점 안경’이라고도 하며, 원거리를 보는 부위와 근거리를 보는 부위가 중간에 단절되는 일이 없게끔 만들어졌기 때문에 거리에 상관없이 잘 볼 수 있다. 주로 40, 50대 초기 노안환자가 사용할 때 효과가 좋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고, 안경 착용시 시야가 좁아지며, 초점이 잘 맞지 않으면 어지럽고 불편을 느끼는 단점이 있다.

또 노안이 심하거나 성격이 급한 경우 또는 이중초점 렌즈에 이미 적응된 사람은 사용이 힘들기 때문에 착용 전 안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안경을 골라야 한다. (도움말=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

▼돋보기 사용시 주의 사항 ▼

1. 각자 눈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남의 것고 비교하거나 바꿔 쓰지 않도록 한다.

2. 길거리 등에서 파는 돋보기는 렌즈도 불량하고 정확한 검사 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과에서 검사 후 안경점에서 맞추도록 한다.

3. 1년에 한번 정도는 정기 검사를 받아 렌즈를 교체하도록 한다.

4. 장시간 착용하게 되면 어지러움 등의 불편함이 있으므로 30분 정도 사용하면 10분 정도 쉬는 것이 좋다.

5. 단초점 돋보기는 근거리용이므로 먼 곳은 안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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