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헬스]'슬로 엑서사이즈' 와 '데이 스파'

  • 입력 2003년 3월 27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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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새로 문을 연 ‘헬스&슬림’에는 가만히 있으면 기계가 몸을 천천히 움직여주는 17가지 종류의 기구가 설치돼 있다.
서울 강남에 새로 문을 연 ‘헬스&슬림’에는 가만히 있으면 기계가 몸을 천천히 움직여주는 17가지 종류의 기구가 설치돼 있다.
러닝 머신 위에서 땀흘려 뛰는 대신 천천히 온몸 구석구석의 근육을 움직이는 운동을 가리키는 ‘슬로 엑서사이즈(slow exercise)’.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찜질방이나 사우나 대신 홀로 특수 욕조에 앉아 명상과 각종 트리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 ‘데이 스파(day spa)’.

국내에 전파된 운동과 미용 트렌드 가운데 최신 유행으로 꼽히는 ‘슬로 엑서사이즈’와 ‘데이 스파’ 전문점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를 결합한 공간이 새로운 피트니스 트렌드로 꼽힌다.

● 진화하는 ‘슬로 엑서사이즈’

최근까지 ‘슬로 엑서사이즈’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요가다. 2년여 전부터 불어닥친 요가 열기는 운동과 다이어트 등 신종 ‘몸 만들기’ 방법에 관심이 많은 일부 부유층 여성뿐만 아니라 일반 대학생에게까지 전파됐다. 최근 한양대가 국내 최초로 학생들의 개설 신청을 받아 강좌를 개설하는 ‘수강생 강좌 신청(Student Expectation Curriculum)’제도를 채택한 뒤 재학생들이 가장 많이 개설을 요구한 과목도 요가였다.

스파와 요가 강좌 등이 결합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이스파 '코코노르'의 운동기구 '슬링'(왼쪽)과 '헬스&슬림'의 스파 욕조.

‘슬로 엑서사이즈’의 열풍은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필라테스(pilates)’로 확장되고 있다. 요가와 흡사하지만 동작이 보다 빠르고 힘찬 ‘필라테스’ 프로그램은 지난해 문을 연 경기 성남시 분당 신도시의 ‘발리토탈휘트니스센터’(031-705-8220)에서 시행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필라테스 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재미교포 원정희씨도 4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대형 필라테스 전용 스튜디오를 낼 예정이다.

최근에는 사람이 운동기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구가 사람을 움직이는 피트니스 센터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열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는 ‘헬스&슬림’(02-540-7677∼8)에는 상체 운동을 시켜주는 기구 6종, 복부 및 허리운동용 6종, 하체운동용 5종 등 총 17종류의, 몸을 맡기면 기계가 반복 운동을 하는 ‘오토 피트니스’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과연 운동이 될까’하는 의심을 가지고 직접 대여섯 가지 기구를 사용해보니 특히 허벅지부터 발끝까지를 들어올려주는 ‘허벅지 올리기’ 등 일부 동작의 경우 운동을 시작한 뒤 몇분 만에 심박동이 빨라지고 숨쉬기가 힘겨워졌다.

‘헬스&슬림’의 이샤론 원장(38)은 “미국의 할리우드 스타들은 종아리와 허리는 가늘어지길 원하지만 팔뚝과 가슴, 허벅지에는 적당히 근육과 살이 붙어있기를 원한다. 미국에서 이 기구는 부위별로 ‘선택적 다이어트’를 원하는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살을 빼고 싶은 중년 또는 노년기 여성들이나 건강을 위해 뛰고 달리는 것 자체도 ‘일’로 생각하는 ‘운동 기피자’들이 재미를 붙이기에 적합할 듯 했다.

● ‘데이 스파’ ‘슬로 엑서사이즈’의 융합

‘헬스&슬림’의 스파는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급 스파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젠 스타일’을 모티브로 삼았다. 1인용 욕조에서 물 마사지와 아로마 마사지를 한 뒤 침대 대신 마루 바닥에 깐 천 위에서 전신 마사지를 받는 것이 기존의 국내 스파들과 다른 점. 바닥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몸의 근육이 잘 이완된다는 설명이다.

‘헬스&슬림’은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4월), 울산(5월), 서울 목동과 여의도(8월)에도 문을 열 예정. 피트니스 회원권은 6개월 120만원, 1년 200만원이며 피트니스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얼굴 피부 관리 및 스파 프로그램은 1회 5만∼25만원.

인근에 세계적인 명상원들이 모여 있는 티베트 3000m 고원지대의 호수 이름을 딴 데이 스파 ‘코코노르’(02-540-5757)에서는 30분간 스파를 이용한 뒤 1시간 동안 요가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젠 마인드’ 가 최근 제일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곳에는 하루 8시간 이상 머무르면서 얼굴 및 몸매 관리, 요가, 명상,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티베트에서의 하루’, 가벼운 아침식사를 들면서 얼굴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브렉퍼스트 인 파리’ 등의 스파 프로그램이 있다. 얼굴 관리는 1회 5만원, 스파 1회 이용권은 6만∼10만원. 스파나 얼굴마사지를 마친 뒤 2층 헤어숍에서 무료로 헝클어진 머리를 감겨주고 정리해주는 섬세한 마무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문을 연 ‘코코노르’는 1층 커피숍, 2층 헤어숍 및 네일케어센터, 3층 요가 수련 공간과 선탠룸, 4층 스파로 구성돼 있다. 요가 수련 공간에는 다리를 줄에 묶어 공중에 들어올려 뱃살을 긴장시키는 ‘슬링’ 등 몇 가지 운동기구도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호텔 피트니스센터도 ‘슬로 엑서사이즈’의 인기를 반영하는 추세다.

국내 최대 규모의 피트니스센터 및 아쿠아 스파센터를 갖춘 JW메리어트호텔 ‘마르퀴스 더말스파 & 피트니스클럽’(02-6282-6570)은 지난해 말부터 피트니스 회원과 객실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주 3회 요가 교실을 열고 있다.

제주도의 골프장 및 휴양시설인 나인브릿지(064-793-9977)도 7월 중순 1주일 일정으로 ‘요가와 스파 캠프’를 기획해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영혼의 다이어트’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요가 강좌 및 실습, 스파 체험, 스킨 케어 강좌 등으로 구성된다.

글=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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