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 탐사 나선 임순남씨 "한국 야생호랑이는 민족정기"

  • 입력 2003년 3월 17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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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정기를 되살리기 위해 호랑이를 찾고 있는 임순남 소장이 직접 발견한 호랑이 발자국의 석고본을 보여주고 있다. -고양=이동영기자
민족정기를 되살리기 위해 호랑이를 찾고 있는 임순남 소장이 직접 발견한 호랑이 발자국의 석고본을 보여주고 있다. -고양=이동영기자
“호랑이를 찾아 민족정기를 되살려야 합니다.”

한국에 야생 호랑이와 표범이 서식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한국 야생 호랑이·표범 보호보존연구소’의 임순남 소장(47)은 17일 자신이 호랑이를 찾아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에 호랑이가 없다는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려고 호랑이를 마구 잡은 뒤 멸종했다고 교육한 탓”이라며 “단지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 호랑이는 분명 한반도에 서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소장에 따르면 한반도에 서식하는 호랑이는 워낙 영리하기 때문에 잘해야 발자국만 발견할 뿐 실물을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발자국 등을 통해 볼 때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것.

그는 그 증거로 98년과 99년 잇따라 발견한 강원 화천군의 호랑이 발자국과 8m 높이의 소나무에 난 호랑이 발톱자국, 잡혀 먹힌 송아지의 흔적 등을 제시했다.

그는 98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지리학연구소를 찾아 야생 호랑이가 나무를 잘 오르고 거의 굶다시피 하며 한번의 사냥으로 열흘 이상 견딜 정도로 강인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임 소장은 극동지리학연구소를 다녀온 직후 한반도에 서식하는 호랑이를 본격 탐사하고 일반인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연구소를 차리고 연간 100일 이상을 강원도 일대에서 호랑이를 찾아다니고 있다.

2000년 9월에는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열린 호랑이구제 워크숍에 참석해 한반도에 서식 중인 호랑이들의 근친 교배를 막기 위해 휴전선 일부 구간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이 워크숍에서 호랑이에 대해 북한이 ‘조선범’이라는 표현을 쓰고 중국은 ‘동북호’, 러시아는 ‘시베리아 아무르 호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맞서 ‘고려범’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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