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구두]패션 고수는 발끝 멋쟁이

  • 입력 2003년 3월 13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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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제이콥스
마크 제이콥스
멋내기에 재미를 붙이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화장→ 옷→ 가방 순으로 관심 분야를 확장해나간다.

이보다 좀 더 멋을 안다는 사람들이 찾는 다음 단계가 구두.

패션을 아는 ‘선수’끼리 얼마나 맵시를 잘 부릴 줄 아는지 서로의 ‘내공’을 확인해 보는 곳도 대개 발끝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패션쇼 무대 위에서, 매년 3월과 9월에 열리는 대형 구두 박람회인 독일 뒤셀도르프의 ‘GDS’,

프랑스 파리의 ‘프리미에 클라스’ 등에서 올 봄여름용으로 가장 많이 제안됐던 여성용 구두 스타일은 오픈토(open toe) 슈즈다.

보테가 베네타. 셀린느. 페라가모

일명 ‘뾰족 구두’로 통하는 스틸레토 힐, 앞코가 둥근 펌프스, 뒷부분이 샌들처럼 가는 줄로 연결돼 있는 구두를 가리키는 ‘슬링백’ 등이 엄지발가락 일부와 둘째, 셋째 발가락 부위만 뚫린 형태의 ‘오픈토 슈즈’와 결합됐다. 루이뷔통과 마크제이콥스는 큰 리본으로 장식된 굽이 높은 파스텔톤 오픈토 슈즈를, 구치는 뒷부분이 투명한 끈으로 연결돼 있는 은색의 ‘마릴린 먼로 누드 슈즈’를 선보였다. 대다수 국내 브랜드들도 ‘오픈토 슈즈’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았다.

굽 높이가 7㎝ 이상에 발등 전체를 덮는 화려한 장식이 있거나 발목을 끈으로 묶는 디자인이 많은 것은 치마 길이가 짧아진 올 봄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것. 셀린느, 펜디, 보테가 베네타, 디올, 세르지오 로시, 샤넬 등 대부분의 브랜드가 이 같은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 론칭한 ‘아디다스 컬러스’에서는 복싱화를 연상시키며 발목까지 올라오는 디자인의 ‘몬자 GP’를 출시하기도 했다.

앞이 막힌 일반적인 구두는 앞부분의 길이가 짧은 나머지 발가락 마디마디가 갈라지는 부위가 노출되며 묘한 섹시함을 발산하는 디자인이 인기. 캐주얼한 스니커즈의 인기는 시들해진 대신 캔버스 천으로 만든 저렴한 단화류나 굽이 매우 낮고 발등에 가는 스트랩이 있는 ‘메리 제인’ 슈즈가 스니커즈의 인기를 대체할 조짐이다.

구치. 에트로. 아이다스

여성 구두의 색상은 금색 또는 은색, 빨간색 분홍색 오렌지색 보라색 등 ‘캔디 색상’이 주류. 올봄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에트로는 물고기 무늬나 에트로 로고를 상징한 금속 장식을 주렁주렁 단 하늘색, 빨간색, 오렌지색 구두를 대거 내놓기도 했다.

남성용 구두는 코가 다소 뾰족하고 끈을 상하로 길게 묶게 디자인된 ‘레이스업 슈즈’ 또는 ‘옥스포드’화가 주류를 이룬다.

남성용 스니커즈는 운동복과 어울리는 스포티한 디자인보다 정장에 매치해도 고급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을 스웨이드, 송아지 가죽 소재 등으로 만든 점잖은 스타일이 인기.

페라가모.세르지오 로시. 구치. 휠라

정장이 대거 늘어난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청록색 등 선명한 색상이 돋보이는 루이뷔통의 등산화풍 스니커즈, ‘SUCK ME’라는 도발적인 문구가 적힌 구치의 드라이빙 슈즈, 구두 뒷부분은 스니커즈 같고 앞부분은 정장용 구두 같은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단화 등 굽이 낮고 편안한 디자인의 구두도 모두

정장과 매치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팀버랜드, 폴로, 락포트 등에서는 구두 옆면에 굵은 시침질을 한 듯 듬성듬성 스티치가 있는 어두운 밤색의 ‘모카신’ 또는 ‘보트슈즈’를 내놓았다.

(의상협찬 마크제이콥스, 모델 강수진)

글=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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