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문화부장관, 싼타페 몰고 청사로…넥타이 풀고 회견

  • 입력 2003년 2월 28일 0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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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를 직접 몰고 문화관광부에 나타난, 넥타이가 갑갑한 장관.’

영화감독 출신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27일 취임 첫날부터 ‘파격’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장관으로 임명된 직후 자신의 검은색 레저용 승용차 싼타페를 끌고 문화부에 나타났다. 장관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고 모시러 간 오지철 기획관리실장이 ‘황송하게도’ 옆자리에 앉아 수행했다.

이 장관은 검은색 계통의 와이셔츠 위에 캐주얼풍 양복 차림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아 장관들 사이에서 유독 ‘튀었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넥타이를 풀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한 뒤 “갑자기 연락을 받고 달려와 미처 흰색 와이셔츠를 준비하지 못했고 넥타이는 매야 되겠기에 억지로 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평소 넥타이를 매지 않고 살다가 갑자기 매니까 아주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의례적인 취임식을 생략한 채 청사 사무실을 일일이 돌며 직원들과 악수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으며, 28일 문화부 홈페이지에 직접 쓴 취임사를 올리겠다고 했다.

간부들과 만나 첫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는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식과 국무총리 취임식에 참석해보니 익숙하지 않아 굉장히 불편했다”며 취임식을 생략한 배경을 설명했다.

퇴임하는 박문석 차관이 간단하게라도 취임식을 할 것을 권했으나 그는 “낡은 것이 다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행정 관행과 일반 국민의 감각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사양했다.

기자들이 파격 행보에 관심을 갖자 그는 “‘딴따라’출신 장관의 별난 개성이라기보다 국민의 감각과 거리가 먼 행정 관행을 문화부에서 주도적으로 고쳐나가도 좋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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