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시라소니'역 조상구 인터뷰

  • 입력 2003년 1월 14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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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쭉삐죽한 머리, 깡마른 몸매에 불타오르는 눈빛.

영화 '지옥의 링'의 까치,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외팔이 투수로 나왔던 조상구가 SBS드라마 '야인시대' 2부에 출연한다. 일제시대 북만주 일대를 주름잡던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 주먹 '시라소니' 이성순 역. 장형일 PD는 "눈빛이 강렬하다"며 조상구를 캐스팅했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해방직후 귀국해 명동파의 식객노릇을 하다가 김두한과 의형제를 맺고 한 시대를 풍미하나 훗날 '기업형 주먹'으로 성장한 이정재의 동대문패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고 주먹계를 떠난다.

조상구는 저항하는 눈빛과 거친 외모와는 달리 섬세한 언어구사로 충무로에서 최고급 대우를 받는 영화번역가이다. 동국대 영문과 73학번으로 10년간 학교를 다녔지만 졸업장은 따지 못했다. 그러나 연기생활이 힘들어 막노동판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그가 '용돈 벌이' 삼아 시작한 번역일이 15년째. 현재 한달에 평균 4편 정도를 번역한다. 배우 출신이라 대사를 영어를 그대로 직역하기 보다 팬들의 정서에 맞춰내는 게 그의 장기.

"영화 번역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시라소니'역을 맡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습니다. 요즘 시라소니의 캐릭터 분석과 연기 연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시라소니의 싸움은 상대방의 몸을 차고 올라가 박치기와 무릎을 동시에 사용하는 스타일. 싸움 실력은 김두한보다 한수 위로 평가된다.

조상구는 "시라소니 역할을 했던 기존 배우들에 대한 어설픈 모방보다 저만의 이미지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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