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討 論(토론)

  • 입력 2002년 12월 3일 17시 45분


討-칠 토 論-말씀 론 診-진찰할 진

脈-맥 맥 禮-예도 예 助-도울 조

한자 寸(촌)의 본디 모습은 오른손을 뜻하는 ‘又’자의 손목 부분에 점(점주)을 표시한 부분,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손목에서 손가락 한 마디쯤 내려온 부분이다.

옛날 名醫(명의) 扁鵲(편작)이 診脈(진맥)을 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본디 ‘寸’은 ‘손가락 한 마디’를 뜻했던 것이 후에 ‘마디’도 뜻하게 되었으며 마디는 짧으므로 ‘짧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寸刻(촌각)이니 寸劇(촌극), 寸陰(촌음), 寸志(촌지)가 그런 경우다.

그런데 옛날 자(尺)가 귀했던 시절에는 손이나 손가락 마디가 훌륭한 자의 구실을 했다. 지금도 짧은 길이를 잴 때면 한 뼘 두 뼘, 또는 한 치 두 치 하고 손으로 길이를 재는 수가 있다. 이 때부터 寸은 尺度(척도)나 法度(법도)도 뜻하게 되었다.

결국 討는 ‘말(言)에 法度(寸)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것은 또한 ‘法度를 갖춘 말’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곧 아무렇게나 내뱉듯 하는 말이 아니라 論理(논리)와 禮義(예의)를 함께 갖추고 있는 말인 것이다.

論은 言과 侖의 결합이다. 여기서 侖은 ‘B’(집·集과 동일·‘모으다’의 뜻)과 冊의 결합으로 冊이 옛날 종이 대신 사용했던 竹簡(죽간)을 가죽끈으로 꿴 것임은 이미 설명한 바 있다(484회 ‘壓卷’ 참고). 여러 개의 竹簡을 편집하여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순서있게 모아야 한다. 따라서 侖은 ‘죽간을 순서있게 모았다’는 뜻으로 ‘순서’, ‘차례’, ‘질서’를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자. 사람(사람인)으로서 지켜야 할 순서(侖)가 倫(륜)으로 ‘人倫’(인륜)을 뜻하며 수레(車)에서 순서있게(侖) 나란히 정렬해야 하는 부분이 輪(륜)으로 ‘바퀴’가 아닌가. 또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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