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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7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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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종합병원과 여성전문병원 등에는 유방암에 걸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방촬영검사(마모그램) 진료환자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 10일 이상 기다려야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등 적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차병원의 경우 종전에는 마모그램을 받는 환자가 하루 평균 50여명 정도였으나 최근 70∼80명으로 50% 정도 증가했다.
마모그램을 받은 뒤 정밀 검사를 위해 추가로 유방초음파검사를 받는 환자도 크게 늘어나 예약한 뒤 검사까지 대기일수가 2주에서 한달 정도로 종전보다 배가량 길어졌다.
또 강남성모병원에도 국내 언론을 통해 NIH의 발표 내용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달 12일 이후 환자들이 몰려 7월 검사자(694명) 가운데 12일 이후 검사자(406명)가 6월의 전체 검사자(424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1년마다 정기적인 유방암 검사를 받도록 돼 있지만 NIH의 발표 이후 불안해져 검사 날짜를 앞당기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호르몬 치료제를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 와이어스의 관계자는 “환자와 의사로부터 하루 20∼30통씩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며 “대부분 치료를 계속해도 좋은지에 대해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방암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자 병원측에서도 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e메일을 보내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는 최근 병원 내에 ‘폐경기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고 계시는 환자분들께’라는 벽보까지 내붙였다.
이에 앞서 NIH는 지난달 8일 “골다공증, 성욕감퇴 등을 치료하기 위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복합 투여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방암과 심장병 뇌중풍 등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진홍(金鎭弘) 교수는 “NIH의 연구결과를 듣고 환자들이 유방암에 걸릴까봐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호르몬요법이 대장암과 자궁내막암 골다공증 발생률을 낮추는 등 장점도 있으므로 무작정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