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美 오페라 작곡가 배럽 단막 두편 한국서 초연

  • 입력 2002년 7월 9일 18시 41분


미국의 대표적 현대오페라 작곡가 세이무어 배럽의 작품이 연이어 공연된다. 여인들의 탐욕과 허영을 풍자한 배럽의 단막오페라 ‘행운의 장난’을 삶과 꿈 싱어스 단원들이 연습하고 있다. [사진제공 삶과꿈싱어스]
미국의 대표적 현대오페라 작곡가 세이무어 배럽의 작품이 연이어 공연된다. 여인들의 탐욕과 허영을 풍자한 배럽의 단막오페라 ‘행운의 장난’을 삶과 꿈 싱어스 단원들이 연습하고 있다. [사진제공 삶과꿈싱어스]

성악앙상블 ‘삶과 꿈 싱어스’(대표 신갑순)는 13, 14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창단 1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서 배럽의 ‘행운의 장난(A Game of Chance)’과 라벨 ‘스페인의 한때’ 등 두 곡의 단막 오페라를 아시아 초연한다고 밝혔다. 배럽의 작품이 한국에서 공연되기는 처음이다.

광인오페라단 (대표 이일성)도 10월 한전아츠풀센터에서 열리는 정기공연에서 배럽의 ‘버섯피자(La Pizza con Funghi)’와 푸치니 ‘외투’ 등 두 곡의 단막 오페라를 연속 공연할 예정. ‘버섯피자’ 도 한국 초연작품이다.

배럽은 미국 시카고 출신. 전후세대의 유행에 따라 쇤베르크류의 무조음악을 비롯한 현대 작곡기법 위주의 교육을 받았지만 뉴잉글랜드 음대 등에서 교편을 잡은 뒤 점점 실용적이고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음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특히 수십편에 이르는 단막 코믹 오페라가 장기라는 평.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원작으로 한 그의 대형오페라 ‘필립 마샬’은 퓰리처상 후보로 강력히 거론되기도 했으며, 뉴욕 시티 오페라가 작곡 의뢰한 ‘장난감 가게’는 그에게 미국 국립 오페라협회가 주는 ‘평생공로상’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seymourbarab.com)에 들어있는 연주파일들을 들어보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라벨이나 사티의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위트와 달콤함이 깃들여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삶과 꿈 싱어즈의 신갑순 대표는 “이미 80년대부터 미국의 대표적 오페라 작곡가로 자리잡은 배럽의 작품이 이제야 한국에 소개되는 것은 때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와 광인오페라단측은 올해 갑자기 두 단체가 배럽의 작품을 공연작품으로 택한 것은 각자의 기획에 따른 ‘순전한 우연’이라고 밝혔다.

삶과 꿈 싱어스가 공연하는 ‘행운의 장난’은 각각 사랑 명예 부를 추구하는 세 여인의 일상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허영을 풍자하는 40분짜리 단막 코믹극.

함께 공연하는 라벨 ‘스페인의 한때’는 일상이 지루한 시계점 안주인이 새로운 사랑을 꿈꾸며 펼치는 숨바꼭질의 희극을 다루고 있다. 지휘 유종.

삶과 꿈 페스티발 앙상블이 반주를 맡는다. 2만∼4만원. 02-318-1726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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