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人 완지루 “태권도는 내 인생의 스승”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23분


‘태권도가 바꿔놓은 인생.’

1일부터 충북 청원 충청대학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태권도 문화축제 2002 및 제5회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 대회’에 참가 중인 케냐의 태권도 코치 조지 무리아 완지루(34)는 태권도와 운명적으로 인연을 맺은 인물.

태권도 경력 15년의 공인 2단인 완지루씨가 태권도를 처음 접한 것은 87년.

청소년기를 소매치기와 행상으로 보내며 싸움을 일삼던 그는 어느날 싸움에서 자신을 제압했던 사람이 태권도를 배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완지루씨는 당시 케냐에서 태권도를 전파하던 한국인 한유권 사범을 찾아가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완지루씨는 태권도를 배운 뒤 자신의 과거처럼 어렵게 살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95년 나이로비에 ‘조지 태권도 아카데미’라는 무료 태권도장을 설립했다.

완지루씨에게서 태권도를 배운 청소년들은 마약과 술, 담배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부랑자생활을 접었다. 제자 중 한 명은 오지마을에서 무료 태권도장의 사범으로 일하고 있다.

이 같은 완지루씨의 인생 성공기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도 보도됐으며 영국의 다큐사진작가 팀 히터리스톤(32)이 현재 완지루씨를 동행 취재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선수 6명과 함께 참가한 완지루씨는 무예대회에 출전, 격파 성인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완지루씨는 “방황하던 어린 시절 태권도는 나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준 희망이었다”며 “태권도를 통해 케냐의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보급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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