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맞춰 금요예배 실험

  • 입력 2002년 6월 28일 18시 35분


최근 금요예배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건갈릴리교회
최근 금요예배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건
갈릴리교회
개신교계가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고심하는 가운데 일요 예배의 일부를 아예 주중으로 옮긴 교회가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주 5일제 근무시대에도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것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금요예배 오후 7시반’.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갈릴리 교회(예장 통합·담임목사 인명진)는 최근 금요 예배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내부 논의를 거쳐 일요일 3부 예배중 첫 시간대인 오전 7시 예배를 7월5일부터 금요일 오후 7시반으로 옮긴 것.

인 목사는 “여름 휴가철이나 주말 연휴에는 일요 예배에 참석하는 신자 수가 평소와 비교할 때 20%이상 즐어든다”면서 “주 5일 근무제가 대세인 상황에서 신자들에게 꼭 일요일에 교회에 나오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 주 5일 근무제는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 하지만 아직 교단 차원의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순복음교회와 사랑의 교회 등 일부 대형 교회는 휴가와 예배를 겸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하는 등 대책을 준비해왔다.

이번 갈릴리 교회의 금요 예배는 사실상 불가침의 영역으로 인식돼온 일요 예배를 축소시킨 것이어서 교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규모가 작은 교회의 경우 대형 교회처럼 대안을 준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사정도 깔려 있다.

교계의 한 관계자는 “주 5일 근무제와 관련해 개별 교회가 일요 예배를 변경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은 없다”면서 “교계 차원에서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신자들이 일요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없이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회가 그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며 “시대가 달라진만큼 안식일의 개념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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