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눈화장법]촉촉히 젖은 눈매 자수정과 진주빛으로

  • 입력 2002년 5월 9일 14시 38분


“눈은 모든 표정을 나타낼 수 있는 감정의 샘입니다. 눈매를 깊고 풍부하게 표현하는 아이 포인트 메이크업이 앞으로도 여러 시즌 동안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의 도미니크 자보 트렌드 수석 부사장과 해석예술가 조르주 세리오는 6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올 가을 메이크업 라인 설명회장에서 여러 차례 ‘눈의 유혹’을 강조했다. 8월부터 판매될 에스티 로더 가을 신상품 ‘미네랄라이트 컬렉션’도 아이 메이크업의 주 색조를 자수정과 비슷한 색감의 퍼플, 진주를 연상시키는 실버 및 그레이 등으로 설정해 눈매를 깊어 보이게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회색과 은색을 떠올리면 연상되기 마련인 사이버풍 메이크업과 다른 점은 건조한 질감을 배제하고 촉촉하게 젖은 눈매처럼 보이게 하는 크림 아이섀도와 펄을 많이 사용했다는 점. 광택과 부드러움이 주요 컨셉트인 만큼 얼굴 전체나 광대뼈, 이마, 눈 주위 등에 발라주면 반짝이는 보석같은 느낌을 낼 수 있는 ‘파티나 포 페이스’ 크림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채도가 낮은 보라색과 회색을 쌍꺼풀 라인과 언더라인에까지 꼼꼼히 채워 바르는 데다가 볼륨감이 풍성한 마스카라를 사용해 속눈썹까지 강하게 연출하는 것이 메이크업 포인트다. 반대로 입술은 옅은 색으로 바른다. 은색 펄이 가미된 누드 베이지색 등이 적당하다.

이처럼 깊어 보이는 색조를 사용한 메이크업은 풍성한 느낌과 고급스러움을 중시하는 낭만주의의 부활, 여성스러움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는 문화 요소 전반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는 게 자보 부사장의 설명이다. 천연 보석 중에서도 자수정과 진주를 모티브로 삼은 것도 여성과 자연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자보 부사장은 “미니멀리즘이 절정을 이루던 시절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DVD플레이어 등 고급 기술 기기들이 사치와 사회적 신분의 상징이었던 것과 달리 인간적인 문제에 천착하게 된 요즘은 매끈한 광석의 촉감, 광석이 반사한 태양빛 등 지극히 자연적인 요소가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서 고급스러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올해 발족된 에스티 로더 트렌드팀은 건축, 패션, 디자인, 보석, 미술, 음악, 문학 등 각 예술분야와 사회 경제적 흐름에서 읽어낸 문화적 메가 트렌드를 메이크업 제품 라인에 반영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먼저 트렌드를 분석, 발표해 ‘트렌드 리더’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것이 에스티 로더의 전략이다. 다른 화장품 브랜드들이 아직 여름 신상품의 컨셉트도 발표하기 전에 가을 메이크업 라인을 미리 제시한 이번 행사는 신생 트렌드팀의 독자행보를 보여주는 첫 시도인 셈이다.

에스티 로더는 지난해 국내 매출액 기준으로 수입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했을만큼 한국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크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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