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절하기 대회' 대상 최희정씨

  • 입력 2002년 3월 8일 18시 26분


지난해 개봉돼 인기를 모은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는 ‘조폭’과 스님의 ‘절 대결’ 장면이 등장한다. 조폭 대표는 “절 쯤이야”라며 기세등등해하지만 결과는 스님 대표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최근 서울 조계사에서는 청년회(회장 정우식) 주최로 제1회 ‘절하기 대회’가 열렸다. 신도들이 사찰에서 절하는 모습은 낯익은 것이지만 절 자체를 심사하는 대회가 열린 것은 불교계에서 처음 있는 일.

개인전에서 대상인 한마음상을 차지한 최희정씨(22·사진)는 “절을 하면 마음이 맑아지고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스트레스도 말끔하게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두 무릎과 두 팔꿈치, 이마를 함께 땅에 대는 오체투지(五體投地), 합장, 합장 반배, 향 공양 등 6가지 절의 자세와 표정 등을 심사했다. 개인전에서는 20명이, 단체전에서는 6개팀 60여명이 참여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 중인 최씨는 지난해 11월 불교에 입문한 ‘초보 불자’.

“‘절을 기차게 하는 법’의 저자인 청견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꾸준하게 연습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절은 경건한 신앙의 예절임과 동시에 운동 효과도 만만치 않습니다. 절은 꼭 법당에서 하는 게 아니라 경건한 마음만 있다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좋은 수행법입니다.”

1월과 2월에 각각 한차례씩 3시간여에 걸쳐 1080배(拜)를 했다는 최씨는 “바른 자세로 매일 아침 108배를 하면 스트레스 해소, 관절염의 치유, 자세 교정에 효과가 탁월하다”면서 “신심(信心)과 체력을 길러 언젠가 3000배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계사 청년회 정우식 회장은 “절은 참선 독경 염불과 함께 4대 수행법의 하나이지만 그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했다”면서 “올바른 절 수행법 보급과 신앙심 고취를 위해 ‘절하기 대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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