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교수의 여가클리닉]아이없는 젊은부부 신선한 주말

  • 입력 2002년 2월 21일 14시 18분


Q : 벤처회사에 근무하는 김승모입니다. 결혼한 지 한 3년 됐지만 와이프도 프로그래머로 일하기 때문에 당분간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주말에 젊은 부부가 즐길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해본 것 같습니다. 이젠 방안에서 비디오 보는 것 이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좀 신선하고 재미있는 주말 프로그램 없을까요?

A : 주 5일 근무제가 본격화되면 승모씨 같은 젊은 부부의 삶의 패턴이 가장 많이 바뀌게 됩니다. 서구의 경우 주 5일 근무제 이후 가장 큰 사회변화는 출산율이 낮아졌다는 겁니다. 그 전에는 여가란 노동을 위해 피로를 회복하는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주말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여가생활을 위해 노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구두쇠처럼 살다가 주말이나 휴가 동안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저축한 돈을 모두 사용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출산은 여가생활의 희생으로 여겨졌던 겁니다.

사실 둘 중에 하나예요. 아이를 일찍 낳고 노년을 일찍 즐기던가, 아니면 젊었을 때 놀 만큼 놀고 나이가 들어 아이를 갖거나…. 그런데 양쪽 다 안전한 것은 아니에요. 아이를 일찍 낳고 나이가 들어 놀려고 했는데, 그 자식이 속썩이면 중년계획이 완전히 망가지죠. 재미있게 잘 놀고 뒤늦게 아이를 갖게 되면, 친구아이는 중학교에 다니는데 젖먹이 끌고 다니며 허둥거리게 되고요. 좌우간 그건 승모씨가 선택할 문제고….

주말에 댄스스포츠를 한번 배워보세요. 댄스스포츠는 두사람이 정확한 스텝과 몸동작으로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나와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생물체가 내 작은 몸짓에 그대로 반응을 보이며 움직이는데, 전혀 부대낌없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부부란 이렇게 눈빛, 몸짓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관계입니다.

아이를 갖지 않은 젊은 부부가 서로에게 싫증내지 않고 오래 함께 살려면 새로운 재미를 계속 찾아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에로틱한 매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함께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것은 아주 좋은 주말프로그램이 될 겁니다.

사실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려면 이런 사교댄스 하나쯤은 익히고 있어야 합니다. 외국인들과의 파티나 만찬회의 끝자리에는 꼭 춤추는 순서가 있어요. 이럴 때 뒷자리에서 어색해하며 쭈뼛거리는 사람은 주로 한국인들입니다. 출 줄 아는 것이라곤 흐느적거리며 더듬는 블루스 아니면 노래방에서만 통하는 막춤밖에 없기 때문이죠. 영어회화 배우는 셈 치고 익혀둘 만합니다. www.leisure-stud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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