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을 말한다]절제-생략 극대효과 '미니멀 맥시멀'전

  • 입력 2002년 2월 1일 17시 30분


솔 르윗의 '연속 프로젝트#1 ABCD'
솔 르윗의 '연속 프로젝트#1 ABCD'
‘미니멀 아트(minimal art)’. 말 그대로 ‘최소화한 예술’로 ‘최소한의 표현으로 최대한의 의미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미술이다.

1960년대말∼70년대초 미국을 중심으로 조각 분야에서 등장한 미니멀 아트는 당시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일체의 장식을 배제한 절제된 표현, 모노톤의 극도로 단순한 색조…. ‘이렇게 단순한 것이 과연 예술일 수 있는가’하는 논란도 적지 않았지만 그 열풍은 대단했고 현대미술사에 끼친 영향도 대단했다.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니멀 맥시멀(MINIMAL MAXIMAL)’전은 그 미니멀 아트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로버트 모리스, 칼 안드레, 도널드 저드, 댄 플레빈, 솔 르윗 등 60년대말∼70년대초 미니멀아트의 선봉에 섰던 미국 대가들의 작품과 이들의 영향을 받은 90년대 미니멀아트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미니멀 아트는, 회화에서는 모노톤으로 표현을 최소화했고 조각의 경우는 단순한 입방체를 배열함으로써 극도로 절제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번 전시엔 사각이나 육면체 모양의 조각물이 전시된다. 더러는 너무 단순해 난해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

전시장을 둘러 보면 단순함이라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그 미니멀한 형태나 색감이 마치 조선 백자를 보는 듯하다 (사실 이는 적지 않은 전문가들도 인정한 바다). 미니멀 아트의 절제와 생략,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여백. 이런 것들이 한국의 미학과 통한다고 보면 지나친 과장일까.

드러내지 않고 감춤으로써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미니멀아트. 세상이 소란스러워서인지, 미니멀아트의 절제와 생략의 미학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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