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눈 오면 입장료 안받아요"…연말 관객끌기 경쟁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9시 13분


연말 공연계의 ‘눈길 끌기’ 싸움이 치열하다.

가장 파격적인 것은 눈과 관련된 ‘스노우 마케팅’(Snow Marketing) 기법이다. 특정한 시기 눈이 내리면 관람료를 깎아주거나 푸짐한 팬서비스로 관객의 발길을 끌겠다는 것이다.

뮤지컬 ‘하드 록 카페 2’(12월21∼25일 장충체육관)는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한 기상청 관측에서 하루 적설량이 2㎝이상이면 관람료 전액을 돌려준다. 12월14일이전 예매자만 해당된다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파격적이다.

이를 위해 제작사인 ‘베스트 홀딩스 SMC’측은 2억3500만원의 보험을 들었다.

‘록키 호러쇼’(12월8∼20일 폴리미디어 씨어터)도 같은 조건일 경우 티셔츠와 이 작품의 CD를 모든 관객에 나눠준다.‘베스트…’의 김용현 대표는 “이번 스노우 마케팅은 예매를 통해 안정적으로 관객을 확보하는 한편 관객을 위한 팬서비스”라고 말했다.

다소 딱딱했던 공연장 분위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드…’는 좌석을 비어(Beer), 커피(Coffee), 워터(Water)석으로 분류해 좌석 분류에 맞는 음료수와 맥주를 무료로 제공한다. ‘록키…’도 심야공연 때 맥주를 무료로 제공한다.

티켓을 활용한 고전적인 마케팅도 있다. 12월1일부터 동시 다발적으로 무대에 올려지는 뮤지컬 ‘틱 틱 붐’은 세 공연장 티켓을 2매씩 모두 구입할 경우 입장 요금의 30% 할인과 무료 식사권을 나눠준다. 이같은 팬서비스는 12월에 뮤지컬 10여편이 공연되는 ‘뮤지컬 전쟁’과 관련이 있다. 이미 12월분 입장권이 거의 매진된 ‘오페라…’를 빼면 2, 3편만 흥행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공연계의 관측이다.

국립발레단(12월18∼25일 예술의 전당)과 유니버설발레단(12월21∼27일 세종문화회관)으로 양분된 발레 공연도 예외는 아니다.

두 단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 시즌의 단골손님인 ‘호두까기 인형’으로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국립발레단은 어린이 관객 중 매일 ‘베스트 드레서’를 한명씩 뽑아 커튼 콜 때 무대 위에서 최태지 예술감독과 김지영 김주원 등 주역 무용수의 사인이 담긴 토슈즈를 선물한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공연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로비에서는 서울대, 홍익대 미대생들이 유니버설발레단원들의 연습 장면을 그린 작품들이 전시하고 마임 배우들의 판토 마임 연기도 펼쳐진다.

전체 공연 문의는 1588-789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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