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모래의 미학', 모래인듯 다가서면 모래가 아니고…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19분


모래인가 하면 모래가 아니고, 모래가 아닌가 해서 다시 보면 모래가 있고….

모래 그림의 매력을 만끽 할 수 있는 김창영의 개인전이 12월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열린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김창영이 20여년간 지속해온 ‘모래 작업(Sand Play)’ 연작을 선보인다. 캔버스 위에 엷게 모래를 칠해 놓고 그 위에 정밀하게 모래를 그려 넣은 작품들이다. 마치 실제 모래같고 바닷가의 뽀얀 백사장에 온 듯하다. 작품을 보면 만지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기 어렵다.

실제 모래인 듯 다가가 보면 모래가 아니라 그림이다. 그러나 그 그림은 실제 모래 위에 그려져 있다. 즉 실체와 가상을 교차시킨 것이다. 그것은 곧 삶의 본질과 허상이다. 결국 존재의 본질에 대한 사유의 세계로 이끌겠다는 것이 작가의 창작의도다.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정밀한 모래 묘사다. 작가는 하루 10시간 동안 겨우 손바닥만한 크기만을 그릴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에 심혈을 기울인다.

작가는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96년부터 시카고 쾰른 바젤 등 세계유수의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외국에서 더 많이 알려진 인물. 그의 작품은 일본 도쿄의 한 전철역에 걸려있기도 하다. 02-544-8481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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