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신윤숙씨등 4명 사랑의 장기기증 릴레이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57분


신장병을 앓고 있는 남편과 형, 동생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가족과 친지 등 4명이 다른 환자를 위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해 감동적인 ‘사랑의 릴레이 수술’이 이루어졌다.

사랑의 릴레이를 맨 먼저 시작한 이는 99년부터 투석을 하는 등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던 만성신부전증 환자 김창길씨(32·경기 안산시 성포동)의 부인 신윤숙씨(29). 신씨는 27일 서울 중앙병원에서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손광열씨(31·강원 동해시 망상동)에게 선뜻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다.

신장을 기증 받은 손씨의 절친한 친구인 신모씨(30)는 이튿날인 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역시 만성신부전증 환자인 김산호씨(28·강원 강릉시 포남2동)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또 평소 신장을 기증하겠다는 생각을 해 온 김씨의 동생 현모씨(27)는 이날 서울 중앙병원에서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조두연씨(49·경기 김포시 양촌면)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이에 10년 전부터 남편의 투병생활을 안타깝게 지켜봐야 했던 조씨의 부인 선정옥씨(45)도 남편이 새삶을 찾게 되자 맨 처음 신장을 기증한 신윤숙씨의 남편 김창길씨에게 신장을 기증하게 됐다.

사랑의 릴레이 신장이식 수술을 주선한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는 “4명의 신장이식수술은 무사히 끝났으며 환자들의 건강은 양호한 상태”라며 “참으로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관계자는 “신장이식수술을 위해서는 혈액형과 유전자형이 모두 맞아야 가능하다”며 “이처럼 릴레이 수술이 이뤄진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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