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한경연 "교육개혁 핵심은 서울대 수술"

  • 입력 2001년 5월 17일 18시 43분


한국 교육문제의 핵심은 서울대를 중심으로 하는 피라미드식 서열구조와 서울집중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핵심구조를 깨지 않는 한 교육대책은 실효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세대 경제학과 유정식 교수는 전경련부설 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이 17일 내놓은 ‘한국의 제도개혁 과제와 방향’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의 교육문제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유 교수는 “한국의 교육문제는 ‘압축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모순이 농축된 문제”라고 규정하고 “(교육개혁은) 기득권의 저항이 크기 때문에 한국 전체에 대한 대수술을 감행할 자신이 없으면 아예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인 특유의 교육열에 대해 정부정책이나 사회구조가 명문대학만 졸업하면 얻는 이득(취업, 결혼시장에서의 자격, 권력 등)을 너무 크게 해놓음으로써 전 국민이 자식들을 명문대학에 가기 위한 전 단계인 중등교육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현 교육체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서울대 폐교나 지방이전 또는 서울대를 여러 개의 특성화대학으로 분할하는 방안 △공무원 임용에 지역별, 학교별 쿼터도입 △지역분권화 가속 △외국교육기관에 교육시장 개방 △대기업의 학벌위주 고용관행 변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교육부의 두뇌한국(BK)21 사업과 관련해 “과거 재정경제원이나 산업자원부의 대표선수 육성론에 의한 재벌육성과 비슷한 측면이 많다”면서 “대학의 피라미드 구조가 가장 심각한 문제인 상태에서 정부가 나서서 대학을 서열화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교육부의 관료들이 시장실패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문제를 의욕만 가지고 피상적으로만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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