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올 첫 '서울경매' 활기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48분


지난 20, 21일 열린 ㈜서울경매의 올해 첫 경매에서 겸재 정선(1676∼1759)의 ‘노송영지(老松靈芝)’가 국내 경매사상 최고가인 7억 원에 낙찰되는 등 올들어 미술품 경매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모두 14차례 이뤄진 ㈜서울경매의 미술품 경매에서 평균 낙찰률은 31%, 평균 낙찰가는 950여 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매에서 20일 실시된 제1부의 경우 낙찰률은 57%, 평균 낙찰가는 48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낙찰률은 26% 포인트, 낙찰가는 5배 이상 오른 수치다.

작고한 근현대 작가 중에는 박수근(1914∼1965) 김환기(1913∼1974) 오지호(1905∼1982)가 인기를 끌었다. 드로잉 작품 ‘아기 업은 여인’(27x19cm)이 650만원에 팔리는 등 박수근의 출품작 6점 모두 비싼 값에 팔렸고, 김환기의 ‘산월’(山月·61x91cm)’은 1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오지호의 ‘항구풍경’(91x65.5cm)은 치열한 경쟁 끝에 당초 추정가(7500만원)을 훨씬 웃도는 9600만원에 팔렸으며, 이중섭의 은지화는 2점 중 한 점(15x8.5cm)이 3000만원에 낙찰됐다.

현역 작가로는 이우환(65)의 작품이 인기 있어 유화 ‘점으로부터’(44.5x37cm) 연작이 각각 1400만원과 1550만원에 팔렸다.

고미술품으로는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서예작품 ‘예서대련’과 ‘천지석벽도(天地石壁圖)’가 각각 9000만원과 7000만원에 팔려 추사의 명성이 여전함을 보여줬고, 관심을 끌었던 고종황제 초상화와 대한제국 황실의 은제(銀製)물품들도 모두 추정가 근처에서 팔렸다.

서울경매의 김순응 대표는 “올해로 4년째 접어든 미술품 경매제도가 연륜이 쌓이면서 미술품 거래 시장으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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