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유산균업계 '위에 좋은 발효유' 치열한 판촉전

  • 입력 2001년 2월 27일 18시 34분


‘장(臟)으론 안된다. 위(胃)를 잡아라.’

위장질환 유발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유산균업계의 공적(公敵)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시판된 한국야쿠르트의 ‘약같은’ 요구르트 ‘윌’이 시판 한달만에 하루 40만개를 판매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일궈내자 발효유업계의 전장이 장에서 위로 옮겨진 것.

한국야쿠르트의 ‘윌’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억제하는 성분으로 면역항체난황, 차조기 추출물 등을 넣어 업계 최초로 ‘1000원대 고가 발효유’ 테이프를 끊었다.

이에 질세라 남양유업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잡는 발효유 ‘위력(胃力)’을 최근 선보였다. 남양유업의 ‘위력’은 이 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산균 ‘L 파라카제이균’을 균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마트틱파우더, 인삼, 인진쑥추출물과 손상된 위벽의 재생을 돕는 ‘L 글루타민’을 넣은 기능성 제품.

매일유업도 조만간 위장질환 면역항체와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신제품 ‘구트’를 선보일 예정. 한발 더 나아가 체내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주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도 캡슐 요구르트의 강점과 위장질환 예방의 기능을 접목시킨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며 서울우유도 비슷한 개념의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측은 “유사상품이 나오면 시장규모가 커져 ‘윌’의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1위 굳히기’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루 40만개 판매체제를 60만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승용차 가스오븐레인지 등을 내걸고 3월말까지 경품행사를 펼치고 있다.

위에 좋은 발효유 시장은 올해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침체됐던 발효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시장 전체가 10%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산균 발효유가 원래 건강을 위해 마시는 음료의 성격이 강한 만큼 기능이 추가될수록 판매에 유리하기 때문에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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