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총장 반성의 신년사 "고득점 학생선발에만 매달려"

  • 입력 2000년 12월 29일 2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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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기준(李基俊)총장이 최근 내신성적이 낮아 미국 하버드대를 지원해 합격한 여학생과 관련해 대학의 점수위주의 신입생 선발방식을 반성하는 내용의 신년사를 29일 교직원들에게 보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총장은 “대학은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하기보다 점수가 높은 학생을 선발하는 데만 너무 많은 힘을 써왔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학들이 외국 명문대를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국내의 우수한 고교생을 유치해 훌륭한 졸업생을 길러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총장은 “어린 시절 어머님이 정성스럽게 싸주셨던 소풍 점심이자 직장인의 요깃거리였던 김밥이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와 치열한 경쟁을 하게됐다”면서 “동네 분식점도 국제 경쟁의 소용돌이를 이겨내야 하는 현실에서 대학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총장은 “앞으로 신입생 선발제도 개선, 교수 연구실적 평가와 학제간 연구의 활성화로 세계 수준의 종합연구대학을 만들기 위해 교수 직원 학생이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총장의 이같은 신년사는 서울대가 2002학년도 신입생 선발방식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서울대가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대는 이총장의 신년사를 내년 1월1일 서울대 홈페이지(www.snu.ac.kr)에 게재할 예정이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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