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구리시, '쓰레기처리 빅딜'로 이웃사랑 나눠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41분


“혐오 시설도 함께 나누면 사랑이 되더라고요.”

경기 남양주시와 쓰레기를 공동으로 처리하기로 ‘빅딜’에 합의한 구리시 청소과 김영도씨(36)의 소감.

구리시와 남양주시는 서로의 소각장과 매립장을 함께 사용하는데 합의하고 20일 시장들과 임창열 경기지사가 만나 협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빅딜은 의왕―과천, 광명―구로, 파주―김포에 이은 4번째지만 소각장과 매립장을 하나씩 양분해 소각에서 매립까지 자체 처리하는 것으로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내년 10월부터 남양주시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구리시 소각장에서 처리되고 소각재는 남양주시의 매립장에 묻히게 된다.

95년경부터 두 시는 소각장과 매립장을 짓기 위해 부지, 재원 마련 등을 검토했으나 열악한 재정 형편과 주민 반대에 부닥쳐 난항을 겪었다. 지리적으로 맞닿은 두 시의 실무자들은 예산을 줄이고 쓰레기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빅딜’외에 대안이 없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97년부터 본격 협상에 들어갔다. 공식 회의만 10여 차례 열렸고 오고간 공문은 10여개의 두툼한 파일로 남았다.

아직 주민들의 반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올 여름부터 찬성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개진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고 결국 동일 생활권의 두 시가 ‘상생(相生)의 행정’에 성공한 것. 구리시는 내년 9월 준공해 10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토평동에 하루 200t 처리 규모의 소각장을 짓게 되며 남양주시는 별내면 광전리 3만4000㎡에 매립장을 지을 예정이다. 두 시설의 거리는 불과 10㎞. 남양주시는 390억원을 들여 소각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고 하루 발생하는 100t의 가연성 쓰레기는 구리에서 소각될 예정이다.

<구리〓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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