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369개 학술지 등급 첫평가…'객관적 잣대' 마련

  • 입력 2000년 12월 5일 18시 55분


국내 학술지에 대한 평가가 처음 이뤄져 등급이 매겨졌다.

이 평가는 대학들이 논문이 실린 학술지의 등급을 교수 업적평가에 활용하거나 유사 학술지가 통폐합되는 등 학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학술지 종합평가 결과 표

▼A급 112개, C급 111개▼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은 교육부의 의뢰로 ‘두뇌한국(BK)21’사업 대상인 인문사회 분야와 자연과학 분야 13개 학문별 국내 학술지 369개를 △논문 게재율 △심사 절차 △연구 실적 △투고 규정 등으로 종합 평가해 A, B, C 등의 등급을 매겨 5일 발표했다.

평가는 인문사회 분야의 경우 국문 국사 철학 경제 경영 행정학 등 6개 학문, 자연과학 분야는 물리 화학 생물 화학공학 기계 재료 전자 등 7개 학문에 걸쳐 실시됐다.

학진은 “국제적 수준이거나 이 수준에 근접한 A급은 112개, 국내 우수 학술지인 B급은 146개, 우수 학술지로 도약 단계에 있는 C급은 111개로 분류했다”며 “C등급은 개선 노력이 요망되는 학술지”라고 밝혔다.

▼"상대평가 문제" 지적도▼

▽어떻게 평가했나〓민간 학회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13개 학문별로 자체 평가위원회를 구성, 평가 지표와 등급 기준을 마련한 뒤 8개월간 조사했다. 전국 규모의 전문 학술지 369개를 선정했으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일부 학술지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평가는 A등급 30%, B등급 40%, C등급 30% 등으로 상대평가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평가 또는 고평가되는 학술지가 생기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평가 결과 활용〓학문 업적 평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어 외국의 과학인용색인(SCI) 사회과학인용색인(SSCI) 등에 의존했으나 이제 국내 학술지도 평가 척도로 활용될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내년에 영문학 법학 정치학 교육학 등 인문사회 4개 분야와 수학통계 지구과학 토목 건축 등 자연과학 4개 분야 등 8개 분야를 평가하고 3년마다 재평가해 실시하기로 했다.

▼학회 통합등 파급 예고▼

▽학계에 미치는 영향〓학진에 등록된 학회 수는 1520개이고 발행 학술지가 2600여개일 정도로 난립하고 있다.

일부 학술지는 학맥과 친분에 따라 논문을 싣기도 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인들에게 초청 논문을 요청하는 등 검증되지 않은 논문을 싣기도 한다.

대학들은 논문을 몇편 발표했느냐보다 어떤 수준의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느냐를 따져 교수를 평가하게 될 전망이다.

학진 우제창(禹濟昌)정책기획실장은 “이제 학술지도 경쟁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지나치게 세분화된 학회가 통합되고 학문 수준을 기준으로 학술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평가내용은 교육부(www.moe.go.kr)나 한국학술진흥재단 홈페이지(www.krf.or.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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