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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0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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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근깨나 점 등은 감쪽같이 숨겨주는 대신 얼굴을 최대한 화사하고 ‘뽀얗게’ 처리해 누구나 실물을 능가하는 ‘선남선녀’로 변신할 수 있게 해 준다.
◇ 특수촬영…주근깨도 감쪽같이
실제 서울에만 2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포켓사진 전문업체 ‘스타샷’의 경우 매장당 많게는 하루 300∼400여명의 손님들로 북적댄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자리잡은 한 점포에는 30여명의 10대, 20대 남녀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한 쪽에 마련된 작업실에서는 연신 플래시가 터져 나왔고 대기실에는 취향에 맞는 사진을 고르느라 저마다 분주했다. 회사원 박승화씨(여·27)는 “동료들과 함께 회사 ID카드에 붙일 사진을 찍으러 왔다”며 “현대는 ‘자기 PR시대’인 만큼 실물보다 휠씬 나은 사진을 각종 증명서나 사원증에 붙이는 것이 유행”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포켓사진이 히트하자 일반 사진관들도 앞다퉈 관련장비를 도입, 영업하는 곳이 급증하는 추세다. 종로에서 6년째 사진관을 운영 중인 김선화씨(43)는 “10대, 20대 초반의 학생이나 젊은 직장여성들이 주 고객이지만 최근에는 가족이나 직장동료들끼리 찾아와 기념사진을 찍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이 사진관은 일본관광책자에 소개되면서 하루 평균 5, 6팀의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도 찾아온다.
◇취업난시대 입사원서용 인기
한편 취업난의 시대에 조금이라도 나은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입사원서 사진에 포켓사진을 붙이는 사례도 많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포켓사진점을 찾은 김문기씨(25)는 “입사원서에 호감을 줄 수 있는 사진을 구하기 위해 찾았다”고 말했다.
기존 스티커 사진의 경우 크기가 작은데다 시간이 지나면 낡고 색상이 변하지만, 포켓사진은 특수인화지를 이용해 오랫동안 손상없이 간직할 수 있는 게 장점. 스타샷의 홍민호 관리부장은 “결혼식 때 수십만원을 들여야 제작할 수 있던 ‘작품사진’을 값싸고 손쉽게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신세대에 크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