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協, 의쟁투 '의약정 합의안' 거부 움직임 제동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0분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권쟁취투쟁위원회가 의―약―정(醫―藥―政)합의안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전국 의대교수들과 일부 개원의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여기에다 3자 합의안에 대해 전체 의사들의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투표 일정 및 문안을 놓고 시도 의사회장단과 의쟁투가 마찰을 빚는 등 의료계가 급속히 분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쟁투는 15일 새벽 중앙위원회를 열고 3자 합의안에 대한 회원 투표를 예정대로 17일 실시하되 합의안의 수용 또는 거부 입장이 아니라 만족―불만족 여부를 묻기로 결정했다.

이는 3자 합의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일부 내용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회원들을 부정적 응답으로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의쟁투는 또 시도 의사회에 보낸 투표참고 자료를 통해 “의약정 회의결과는 약사의 불법진료와 임의조제를 방지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것으로 부정적 입장이라는 것을 밝힌다”며 합의문구 하나하나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석자료를 첨부했다.

이에 대해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교협)는 “3자 합의는 일부 미흡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의료계 요구를 수용했다”고 긍정평가한 뒤 “의쟁투가 합의 자체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의협 시도회장단은 투표를 20일로 연기하고 안건도 3자 합의를 토대로 한 약사법 재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는 데 대해 찬반의사를 묻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의협 인터넷 사이트에는 “왜 투표결과를 한 방향으로 의도하나” “회원에게 불만족으로 투표하라고 강요한다” “성과는 성과대로 안고 가야 한다”며 의쟁투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김현집(金賢執·서울대 의대교수)전교협 회장은 “의쟁투가 3자 합의안을 무산시켜 선택분업(임의분업)으로 가려는 조짐이 확실하다”며 “대부분의 의대교수들은 의쟁투의 이런 움직임을 가만히 보고 있어선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전교협 회장은 “의쟁투가 비상공동대표 10인 소위의 협상내용을 계속 보고 받으면서 아무 말 안하다가 이제 와서 합의안을 형편없는 것처럼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공의들이 이날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 복귀하면서 종합병원의 진료가 상당부분 정상화됐다. 의과대학 학생들은 17일 유급투쟁을 중단하고 수업에 복귀할지를 묻는 총투표를 실시한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