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예수의 책' 친구와 술을 즐긴 구세주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8시 57분


예수는 과연 웃었던 적이 있었을까. 복음서나 전설에서도 예수의 웃음은 찾기 힘들다. 성화 속에서도 예수는 근엄하거나 비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말 그러한가.

프랑스의 최고문학상인 콩쿠르상을 수상한 저자는 이 점에 의문을 갖는다. 인간의 몸으로 태어난 그가 웃음이 없다니? 복음서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행간에 숨은 ‘유쾌한 예수’의 모습을 발견하고 상상력을 동원해 유쾌하게 이 책을 썼다.

그가 발견한 ‘인간적 예수’의 모습은 이렇다. 친구 사귀기를 좋아했고, 툭하면 배를 타고 호수로 나가 고기를 잡아 구워 먹기를 즐겼다. 잔칫날이면 포도주를 마시며 한껏 분위기에 취했다. 그리고 어떤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즐거운 소식을 전하러 온 예수가웃지 않았을 리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예수의 웃음이 상징하는 것은 ‘세상을 구원하려는 열망’‘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이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예수를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해방자의 이미지로 묘사한 것과도 멀지 않다.

표지에 실린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예수는 유쾌한 사람이었다. 그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길을 걸으며 그곳에서 인간의 슬픔을 보았다.” (‘인간의 아들, 예수’ 중)

▽디디에 드코앵 지음/강주헌 옮김/288쪽/ 7800원/ 동아일보사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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