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비교평가]'후발' 신세계 서비스 선두

  • 입력 2000년 11월 8일 18시 58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선 신세계가 첫 손가락. 실용성에선 롯데가 우선.” 서울 강남에 사는 ‘깐깐한’ 주부소비자 평가단이 요즘 한창 치열한 전쟁중인 강남의 백화점들에 대해 매긴 점수다. 현대와 갤러리아가 분할 점령하던 이 지역에 백화점 매출 1위인 롯데와 70년 전통의 신세계가 잇달아 문 연 올해. 고급화와 차별화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한 백화점들은 저마다 이 지역을 고급 이미지 확보의 교두보로 삼고 어마어마한 물량과 인력을 투입해 뜨거운 고객 확보전을 펼쳤다. 동아일보 유통팀은 주부전용 인터넷 사이트인 아줌마닷컴(www.azoomma.com)의 소비자평가단 소속 정성미(34) 정은진(34) 김수진(31) 김윤수(30) 김정연씨(29) 등 강남구와 서초구에 사는 주부 5명과 백화점 평가에 나섰다. 평가단은 롯데 강남점과 현대 압구정점, 신세계 강남점, 갤러리아 압구정점 등 백화점 4곳에서 ‘암행 쇼핑’을 한 뒤 냉정한 점수를 매겼다.

■상품과 매장구성

상품구성의 다양성과 신상품 및 식품 신선도 등에서 신세계와 현대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상품 구색은 대부분 비슷했지만 신세계와 현대가 명품을 비롯해 유명브랜드를 다양하게 유치했다”는 평가. 반면 롯데에서는 화장품코너를 제외하고는 다양성과 인지도가 떨어지는 브랜드도 많이 눈에 띄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현대와 신세계 매장이 너무 고가품 위주여서 주부들로서는 적잖은 부담이 느껴지는 반면 롯데에는 중저가 브랜드도 많아 실용적이었다(김수진씨)”는 시각도 있었다. 갤러리아는 20대 위주로 매장이 구성돼 30대 이상 주부들에게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졌다.

■고객서비스

고객서비스도 신설 백화점인 신세계가 후한 점수를 받았다. 평가단은 “주차장을 들어서면서부터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했고 매장에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봐도 직원들이 친절하게 대답해 줘 인상적이었다(김정연 김윤수씨)”고 평했다.

반면 롯데는 일부 직원들이 모여 잡담하거나 고객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등 친절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채 비어있는 매장도 눈에 많이 띈다는 지적도 받았다.

■매장환경

후발주자인 롯데와 신세계의 매장환경이 쾌적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졌다는 평가.

정성미씨는 “매장면적이 넓은 신세계는 휴대전화 충전대, 장애인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휴게시설을 잘 갖춰 놓았고 롯데는 놀이방이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주부들이 쇼핑을 마음놓고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를 봐주는 시간이 1시간밖에 안돼 너무 짧다는 지적. 현대 압구정점과 갤러리아의 경우 매장이 비좁아 쇼핑이 다소 불편했으며 휴게공간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교통과 불만처리

롯데와 현대는 셔틀버스를 비롯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주차시설도 잘 돼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신세계는 셔틀버스 노선이 복잡하고 승차하기도 불편했으며 주변이 혼잡하다는 지적이었다(김정연 김윤수씨).

제품교환처리 및 환불 등 고객문제해결 부문에 대해서는 4개 백화점 모두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를 마치면서 주부소비자들은 “백화점 경쟁이 치열해진 덕에 서비스가 좋아져 반갑다”면서도 “고가품과 명품 위주여서 거부감이 들 때가 있으므로 좀 더 실용적인 제품도 다양하게 갖추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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