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폭락 비상…작년말보다 30% 하락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50분


공급과잉으로 돼지 값이 폭락하면서 판매업소와 농협 등이 비상이다. 돼지 값은 작년말 100㎏ 한마리에 19만5000원대에서 9월 현재 14만1000원으로 30% 가까이 폭락하고 있다. 이는 구제역 발생으로 돼지고기 수출 길이 막힌데다 지난해 돼지고기 값이 높은 점을 감안해 사육농가가 급증하면서 국내 사육 마릿수가 사상 최대인 856만마리에 달하는 등 공급과잉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이와 관련, 소비심리 위축과 비수기까지 겹쳐 당분간 돼지고기 값 추락사태가 진정되기 힘들다고 보고 소비촉진 등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국 식육판매업소 시 도 대표자 360여명은 25일 돼지 산지가격이 큰 폭 하락함에 따라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을 평균 17%(13∼22%)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 식육점에서는 지역별로 600g에 2700∼3500원 하던 불고기용 등심 값이 2100∼2800원으로 내린다. 구이용 목살 값은 3600∼5400원에서 3130∼4700원으로 낮아진다.

농협도 이날부터 한달간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할인판매에 나서는 등 소비 촉진 행사에 나섰다. 농협 직영 축산물 판매장과 목우촌 체인점 등 전국 97개소에서 돼지고기를 부위에 따라 9∼29%씩 평균 18%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등심은 600g에 3444원에서 2460원(29%)으로, 삼겹살은 6540원에서 5700원(13%), 갈비는 4620원에서 4200원(9%)으로 내린다.

농협은 또 27일 서울역을 시작으로 전국 9개 대도시에서 돼지고기 시식회를 여는 등 소비 촉진을 위한 가두 캠페인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농림부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 등으로 돼지고기 수출이 급감, 당초 계획인 9만t에 크게 못미치는 1만7000t만이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은 예상수입량 15만t 가운데 11만t이 수입돼 공급과잉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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