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독서]급변하는 디지털경영의 길잡이 '디지털 캐피털'

  • 입력 2000년 9월 22일 18시 58분


기업은 왜 존재하며 기업의 가치는 무엇인가? 노벨상 수상자인 로날드 코어스는 거래비용의 절감과 수익체감의 법칙으로 이 질문에 대답하였다. 기업은 거래비용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하여 시작되었으며, 하나의 거대한 기업이 존재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익체감의 법칙이 기업규모에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최근 급격하게 발달하는 정보통신 기술은 기존 경제이론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고 있다. 산업화시대의 경제는 물리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에 기초를 두어왔다. 대량생산이나 공정의 효율성을 통해 제조비용을 낮추고 부가가치를 높여왔다. 반면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온 신경제에서의 많은 제품과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나 정보 등과 같이 비물리적이며,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체로 지식상품은 한계생산비용이 제로(0)에 가까우며, 반도체나 전자제품같은 지식집약적인 물리적 제품 역시 날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은 많으나, 추가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복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거의 없거나 적은 셈이다. 많은 지식기반 제품이 수확체증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식기반 산업은 인터넷의 활성화와 함께 가속화되어 새로운 디지털경제의 탄생을 주도하고 있다. 지식중심, 수확체증, 네트워킹을 앞세운 새로운 경제환경은 기업 활동에 새로운 영역을 열어 주고있다. 나아가 인터넷의 확산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가능케 해 주었다. 즉, 가상 공간을 통하여 기업과 고객, 공급자가 동시에 한곳에서 만나 값싸고 빠르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기업과 고객, 공급업체들이 디지털 체널을 통하여 형성한 협력 네트워크를 ‘비즈니스 웹’(b―web) 이라 한다. 디지털 캐피털은 바로 이 b―web 안에 있는 모든 자산을 일컬으며, 신경제 하에서의 기업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디지털 캐피털은 인적 자본(human capital), 고객 자본(customer capital), 구조적 자본(structural capital)의 세가지 자본이 서로 연결되어 탄생한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인적자본, 고객자본, 구조적 자본들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b―web 상의 무한한 세계로 열려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기업의 성공 열쇠는 어떻게 이러한 자본을 모으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오늘날 많은 경영자들이 경영환경이 급변함을 알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다. 최근 이러한 의문에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이 발간되었다. ‘디지털 경제’의 저자인 돈 탭스콧과 데이비드 티콜, 알렉스 로위가 3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정리하였다.

이 책에서는 b―web의 현상과 b―web 전략적 구상의 단계적 프로세스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미래기업의 모델로 꼽히고 있는 시스코 시스템사, e베이, 리눅스, 슈왑, 프라이스라인 등과 같은 성공적인 기업의 숨겨진 이야기를 싣고 있다. ‘디지털 캐피털’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업을 연구하는 학자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CEO 및 최고 경영진들 모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생각되어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유한수 옮김. 384쪽 1만4500원.

김중웅(현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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