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찾은 병의원]접수창구 종일 북새통

  • 입력 2000년 6월 26일 19시 34분


“그동안 고생 많으셨죠. 더욱 열심히 보살피겠습니다.” “또다시 의사들이 진료실을 떠나는 일은 없는 거죠, 선생님.”

병의원이 26일 다시 활기를 찾았다. 의료계의 폐업 철회에 따라 전국 병의원들은 예약환자 명부를 정리하고 미뤘던 수술 일정을 다시 짜는 등 환자를 맞기 위한 채비를 갖추느라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서울대병원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전문의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속속 복귀해 응급실과 중환자실 입원실 등에서 정상적인 진료를 벌이는 등 폐업 이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폐업기간 중 일반 응급실과 통합 운영됐던 소아 응급실도 이날 오전 8시부터 문을 열었으며 외래환자 진료도 재개됐다. 입원 환자 황동덕씨(49)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전공의 선생님이 ‘이제 곧 수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해줘 답답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가셨다”며 밝게 웃었다.

고려대 안암병원도 2층 예약접수 창구와 입원접수처 등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몰려 하루종일 붐볐다. 이 병원의 홍윤식 응급의학과 과장은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료계간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앞으로 합의된 내용이 어떻게 지켜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입원실에서는 전공의들이 오랜만에 교수와 함께 회진에 참가해 환자들을 돌봤다. 이대 목동병원에는 벽 곳곳에 ‘환자 보호자 및 지역사회 주민께 진료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한편 폐업기간 중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해 평소의 2∼3배나 되는 환자가 몰려들어 북적댔던 국립의료원 등 국공립병원과 각 보건소는 병의원 진료가 정상화되면서 환자수가 줄어들어 오랜만에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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