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묘 논란]단양군-北 "우리것이 진짜"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어느 것이 진짜 온달의 묘일까.

충북 단양에 있는 돌무덤과 평양에 있는 동명왕릉 인근 묘를 둘러싸고 ‘진짜 온달묘’ 논란이 한창이다.

단양군은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북한방송을 통해 고구려 평원왕 때의 온달(?∼590)장군과 그의 아내 평강공주의 묘가 평양시 무진리 동명왕릉 부근에 있는 것으로 소개되자 당혹해 하고 있다.

단양군은 ‘태장이 묘’로 불리는 돌무덤(영춘면 사지원리)이 온달의 묘로 전해져 내려온데다 지난해 10월 한양대박물관의 조사결과 이 돌무덤이 고구려 적석총으로 밝혀짐에 따라 온달의 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8월중 3000만원을 들여 발굴조사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단양군은 우리 학계의 분석이 북한측 주장과 다르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전 한양대박물관장으로 ‘태장이 묘’ 현지조사에 참여했던 충남 부여의 국립 한국전통문화학교 이병모(李秉摸)총장은 “삼국사기에는 온달이 단양의 온달산성에서 전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 온달은 변방을 지킨 무장이었기 때문에 묻힌 곳이 당시 고구려 수도인 평양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국사기 권45 온달전에는 ‘(온달이) 떠날 때 맹세하기를 입현(立峴)과 죽령(竹嶺) 서쪽의 땅을 우리에게 귀속시키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겠다 하고 나가 신라 군사들과 아단성 아래에서 싸우다가 유시(流矢)에 맞아 넘어져서 죽었다’고 기록돼 있다.

이 학교 문화재관리학과 이도학(李道學)교수도 “북한은 74년 동명왕릉 발굴 당시부터 발굴보고서와 그 후 발표된 논문 및 단행본 등을 통해 왕릉 인근의 묘를 온달의 묘로 공식화하고 있으나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해 우리 학계에서는 크게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한편 단양군은 ‘태장이 묘’에서 18㎞ 가량 떨어진 영춘면 하리 구인사 인근의 온달산성과 온달동굴을 관광명소로 가꿔 95년부터 해마다 온달과 평강을 선발하는 ‘온달축제’를 열어왔다.

<단양〓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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