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평론가 김현 10주기 심포지엄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40분


“문학은 멋진 수사도 아니고 즉각적인 반응을 유발시키는 힘있는 구호도 아니다. 그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더운 상징이 되어 뜨거운 반응을 유발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치밀하고 반성적인 평문으로 현대 한국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문학평론가 고 김현(1942∼1990·사진)의 말. 그의 서거 10주기와 덥고도 뜨거운 문학혼을 기리는 심포지엄이 열린다. 문학과지성사가 28,29일 강원도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개최하는 ‘김현 10주기 기념 문학 심포지엄: 4·19 이후의 한국 문학 비평-그 평가와 전망’.

김현의 기일은 6월27일. 왜 4월에 행사를 갖는 걸까. “나는 언제나 4·19 세대로서 사유하고 분석하고 해석한다. 내 나이는 1960년 이후 한 살도 먹지 않았다.” 그가 한 평론집의 서문에서 밝힌 말. 지인들은 그가 줄곧 견지해온 ‘세대의식’을 기려 매년 4월에 추모행사를 열어왔다.

행사는 전 3부의 심포지엄과 ‘추억의 밤’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날에는 1부 ‘김현 비평의 역동성’ 2부 ‘4·19 세대 비평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가진 뒤 ‘김현 추억의 밤’이 이어진다. 최하림 김훈 황지우 유하 김상구 등 고인과 친했던 인사들이 김현에 대한 회고담을 이야기 한 뒤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이어지게 된다는 주최측의 귀띔. 둘째날에는 ‘새로운 세대의 비평과 비평의 미래’를 주제로, 미래지향적인 토론을 펼쳐나간다.

심포지엄 1부에서 ‘김현의 비평사적 위치’를 주제로 발표하는 서울대 장경렬교수 (영문과)는 “텍스트에 대한 1차적 관심과 언어 중심의 비평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며 자기반성적인 평론을 펼쳤다는 점에서, 김현의 비평작업은 현재에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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